금상 김태호(CHA)·안태인(연세), 은상 고은지(고려)·조상근(가톨릭) 학생 수상
한국의사수필가협회 20일 의협서 시상식...'수필가 상상력' 주제 심포지엄
한국의사수필가협회는 20일 대한의사협회 3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바쁜 수업 일정 속에서도 수필을 통해 상상력의 나래를 편 의학도들을 시상했다.
금상(의협 대의원회 의장상)은 '향'(김태호 CHA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4년)과 '반쪽'(안태인 연세의대 본과 4년)이, 은상(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상)은 '현'(고은지 고려의대 본과 4년)과 '저당'(조상근 가톨릭대 의전원 4년)에 돌아갔다.
동상(행복한 고려의학도문학상)은 '어느 여름날'(김서영 단국의대 예과 1년)·'나의 잠수함 이야기'(김호준 충남대 의전원 4년)·'선'(유승아 가톨릭대 의전원 2년)·'마주 서는 일'(유현주 가톨릭대 의전원 3년)·'인력'(한아름 중앙대 의전원 3년 )이 공동으로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계영배에 담은 SNS'는 한옥마을에서 본 도자기 잔을 보면서 중용과 자기절제의 미덕을 유추해 내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스마트폰이 가지는 과잉의 의미와 의사 사이의 참다운 소통의 문제를 이끌어 내고 있다"며 "삶의 순간에서 소소한 경험을 감각과 사유적 깊이로 묘파해 낸 수필의 덕목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고 대상작으로 첫 손에 꼽은 이유를 풀어냈다.
대상을 받은 김동겸 수상자는 "평소 가족들의 관심을 외면하고 통신기술로 다른 관계에 짐착하는 제 자신을 뉘우치는 글을 담았다"면서 "서투른 솜씨로 풀어낸 글을 후하게 평가해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수상자는 "아픈 사람이 가장 나약한 모습으로 만나는 사람이 의사라면, 의사는 의당 의료에 대한 책임 뿐만 아니라 위로의 책임까지 기꺼이 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몸과 마음의 치료를 위해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의사의 기본 덕목이라는 데에 생각이 이르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의료환경이 밝지 않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의사들이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진료실이 더욱 풍성해 질 것"이라며 "불합리한 의료정책을 개선함으로써 행복한 진료실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상식에 앞서 '수필과 상상력'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의료계에서 배순희 서울시의사회 부회장·맹광호 의사수필가협회 초대회장·이방헌 전임회장·조광현 인제대 명예교수(에세이스트문학회장)이, 문학계에서 강철수 에세이문학 발행인·김정완 한국산문작가협회 이사장·정진희 한국산문작가협회장·지연희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회장 등이 참석, 수상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심포지엄에서 김종회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는 '창의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사고'를 주제로 강연을 통해 "사실과 상상력 간의 거리는 태평양보다 더 멀지도 모르지만 심정적인 거리는 한 순간에 불과하다"면서 "소박하고 작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각으로 글을 쓰는 인문학적 사고를 갖춘 따뜻한 의사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본심 심사를 맡은 김용희 평택대 국어국문학과 교수(한국문학평론가협회 감사)는 "힘겨운 공부를 해야 하는 의학도들은 문학적 양식을 훈련받은 시간이나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문학의 형식과 양식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감각화시키는 훈련을 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에 한 번이라도 소소한 일상에 대해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보길 바란다"고 짧은 글쓰기의 습관화를 강조했다.
이번 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은 전경홍 의사수필가(경북 문경시·동산가정의학과의원)는 "집은 잘 지어 놓았는데 문패(제목)가 약하거나 띄어쓰기가 잘못돼 있거나 의학용어를 그대로 써서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떨어뜨리는 응모작들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면서 "다음 공모전에는 형식을 갖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