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협 "결핵균 재발견율 20% 넘어...업무체계 바꾸면 검사 부실"
결핵연구원 배제...정밀검사·약제 내수성·약제내성률 조사 차질
대한결핵협회가 예산 절감을 내세워 결핵 검사사업비의 절반 가량을 지방자치단체로 떠넘기려는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결협은 13일 "결핵균 추가 발견비율이 해마다 20%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결협을 배제하고, 사업비 일부를 지자체에 떠넘기게 되면 부실 검사가 우려된다"며 "결핵관리 체계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협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전국 보건소에서 객담 도말검사를 통해 15만 9477건의 검사를 시행, 4694건을 양성으로 판정했다.
문제는 결협 각 시도 지부를 통해 교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보건소 객담 도말검사보다 1336건(28.5%)이 늘어난 6030건의 양성을 발견한 것.
결협은 2011∼2013년까지 3년간 보건소 1차 객담도말 검사에서 음성으로 판명된 결핵균을 재검사한 결과, 해마다 1100여 건이 양성으로 판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11년 보건소에서 실시한 1차 객담 도말검사에서 양성이 5148건이었으나, 결협 2차 검사에서는 양성이 6310건에 달했다.
2012년에도 보건소 검사에서 양성이 5241건이었으나 결핵 재검사에서 6369건을 발견했다.
현재 결핵균 검사시스템은 일선보건소에서 1차 객담 도말검사를, 대한결핵협회 시도지부에서 2차 교차 재검사를, 결핵연구원에서 최종적으로 약제 감수성 검사·정밀검사(균종 동정검사·핵산증폭검사·DNA지문검사 등)·약제내성률 실태조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결협은 질병관리본부의 계획대로 2015년 결핵균 검사사업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결핵균 검사 업무체계가 일선 보건소→결협 시도 지부→결핵관리연구원에서, 일선 보건소→시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전환, 추가 검사와 정밀 검사 등 국가 결핵관리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핵 전문의들은 "전염성이 강한 도말양성 환자의 진단이 지연될 경우 곧바로 결핵 전파로 이어진다"면서 "1명의 결핵환자가 최소 10명에게 감염시킬 있다"고 경고했다.
결협은 "치료 실패나 내성 결핵환자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약제 감수성 검사가 절실한데, 현재 보건소나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약제 감수성 검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만큼 노하우를 갖추고 있지 않다"며 "결핵균 검사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하게 되면 약제 감수성 검사가 부실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핵관리에서 결핵연구원이 제외될 경우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는 약제 감수성 검사·정밀검사·약제내성률 실태조사 등이 부실해 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결협 산하 결핵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27개 초국가표준검사실 중 하나로 지정, 세계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외부 정도관리를 받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관이다.
결협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2차 항결핵제 감수성 검사는 반드시 결핵연구원과 같은 표준검사실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근 결협 회장은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로 세계가 전염병 관리에 비상이 걸려있는데, 외려 우리나라만 뒷걸음질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하루빨리 질병관리본부는 결핵관리 업무의 지자체 떠넘기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하고 있는 전국 보건소 결핵균 검사사업비 보조금 34억 6800만 원을 17억 3400만 원으로 줄이는 대신, 각 지자체에서 나머지 17억 3400만 원을 보조토록 하는 2015년 국가결핵예방 예산안을 확정했다. 결핵관리 업무체계에서 결협 시도 지부와 결핵연구원을 배제, 결협의 반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