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응급실서 소란피운 박모씨 응급의료법 위반·공무방해 인정
상처 부위를 확인하려 한 간호사에게 "니가 의사냐", "왜 지시하냐"며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부은 환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박 아무개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지난 5월 밤 11시 40분께 119구급차로 서울 관악구 소재 Y병원 응급실에 후송된 박씨는 간호사 A씨가 머리 상처부위를 확인하려 하자 "너 이름 뭐냐", "XX년" 등 계속해서 욕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응급실에서 행패를 부린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근 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사가 귀가를 권유하자, 박씨는 "개XX, 넌 뭐냐"며 경사의 가슴을 밀치고 발로 왼쪽 정강이를 3회 차는 등으로 폭행했다.
당시 A씨를 포함한 간호사 3명은 다른 응급환자 2명을 치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경찰진술 조서와 피해부위 사진 등을 증거로 폭력 관련 전력이 수차례 있던 박씨가 위력으로 응급의료종사자인 간호사들의 진료를 방해하고, 경찰공무원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단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해당 간호사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들어 형 집행을 유예했다.
응급 의료현장에서의 난동으로 의료진의 진료행위를 방해해 응급의료법 위반의 유죄가 인정된 판례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서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은 지난달 24일 입원해야 한다며 응급진료 초진을 거부하고 전공의와 간호사 등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폭언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