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복지부 실장 "보조적 수단으로만 추진" 강조
경제부처 압력 심해...'의료계 이중대' 소리 들을 정도
권덕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 실장은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정부의 향후 보건의료정책 추진방향에 대한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권 실장은 "정부가 원격의료를 처음 설계할 때부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대면진료에 대한 보완적인 기능을 하는 것으로 했다. 절대 대면진료의 원칙을 깨지 않을 것이며 대형병원으로 확대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만성질환자들에 장기처방을 해준 뒤 환자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를 발전된 의료기기 또는 기술로 체크하고 그에 대한 수가도 인정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의료계의 우려가 높아 현재 진행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조차 계속 시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총리까지 나서서 일본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돕기위한 단일기구까지 구성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UAE 진출 등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의 해외진출 수준이 일본을 앞지르고 있다"면서 "해외환자를 유치해 국내 관광장원과 연계하면 일자리 창출 등 큰 경제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며 영리자법인 부대사업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해외환자의 유치와 국내 의료기관들의 해외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가 미흡한 상황이다.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영리자법인 부대사업 확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관련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해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전공의 수급 불균형 문제, 중장기적으로 해결책 마련"
권 실장은 전공의 수급 불균형 문에 대한 병원계에 우려해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전공의 정원 감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문과별 수급 불균형 해결방안은 중장기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공의 정원은 기형적이다. 의대 졸업생 수보다 전공의 정원이 1000명이상 많다. 현재 4년에 걸쳐 전공의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외과계열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의대 졸업생 수와 전공의 정원이 균형을 맞출 때까지는 현재의 감축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외과계열 등의 문제는 그 이후에 중장기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낮은 보수로 많은 일을 시킬 수 있는 것이 전공의라는 시각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현재 병원협회 병원신임평가위원회와 전공의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수련환경 개선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심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지부가 의료계의 2중대라는 말 들을 정도"
보건의료의 전문가들이 모인 정부부처로서 의료계에 친화적인 보건의료정책 수립 및 시행을 하고 있다는 개인적 견해도 밝혔다.
권 실장은 "보건의료와 의료계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의료계의 정책파트너는 복지부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계 등에서 보건의료에 대한 경제적 접근에 기반을 둔 압력이 굉장히 많다. 그러나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의료에 잣대를 대기 시작하면 굉장히 혼란스러워 진다"면서 "앞으로 의료공공성을 지키면서 산업화를 이루는데 복지부가 주체가 돼서 의료계와 협의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의료계에서는 복지부가 의료계를 충분하게 대변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정관계에서는 복지부가 '의료계의 이중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의료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복지부가 노력하고 있는데 밖에 비칠 때는 거꾸로 비쳐지기도 하는 것 같다. 의료계의 성에 차지는 않을 수 있지만, 복지부는 의료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인의료비 증가, 의료계 내 양극화 문제, 만성질환 관리 문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3대 비급여, 상급병실료·간병비 기준 개선 등에 대한 추진경과와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의료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