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근시...스마트폰 많이 쓰는 청소년 유병률 더 심각"
전문의 검진없이 안경쓰면 평생 근시...안압 정상이라도 녹내장 많아
대한안과학회가 '근시'와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만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은 11월 1일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대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이 80.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렇게까지 유병률이 높은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한안과학회가 11월 11일 눈의 날을 앞두고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2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소년(12∼18세) 근시 유병률이 80.4%였다. 어린이(5∼11세) 근시 유병률도 49.3%에 달했다.
"시력이 -6디옵터 이하인 고도근시 유병률은 11.7%로 노인 연령대와 비교해 7.8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 김 이사장은 "1985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가운데 시력이 0.7이하는 19.9%였는데 2013년 71.6%로 과거에 비해 눈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고 밝혔다.
안과학회는 10월 31일∼11월 2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112회 학술대회 및 제7회 한중일 안과학술대회를 열어 한 해 안과 분야의 연구와 학술 활동을 결산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안과 전문가들은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의 근시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눈 건강에 이상을 야기한 환경적 요인으로 생활 및 학습 환경의 변화를 지목했다.
10대 청소년들이 과도한 학습에 매달리는 환경에 놓인데다 책 대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장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눈 건강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것.
안과학계는 스마트폰의 청색광선(블루라이트)이 망막세포를 파괴한다는 연구보고에 주목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근시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쓰면 해결되는 조금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 평생 눈 건강을 좌우하는 10대 근시를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이사장은 헌법재판소가 한의사들에게 안압측정기 검사를 용인하는 결정을 한다거나 안경사에 일부 진료행위를 허용하려는 안경사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 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안타까운 결정이자 움직임"이라며 "눈은 보이지 않는 속에서 아프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겉만 보고 진단을 하거나 안경을 착용하면 심각한 안 질환을 미리 발견할 수 없고, 평생 잘못된 시력을 갖고 사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성근시는 일반적인 시력검사로는 알기 어렵고, 안과에서 현성 굴절 검사와 조절마비 굴절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고 언급한 김 이사장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가성근시가 지속되거나 자연적으로 호전됐다가도 재발하게 된다"며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은 채 안경을 착용하게 되면 평생 근시로 굳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