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마지막 회.
극중 정신과 의사 이영진 역할을 맡은 진영이 조현병 치료를 받고 들어오는 장재열 역의 조인성에게 무심코 한 마디를 건낸다.
"주사맞고 왔어?".
평소 남다른 주제의식과 이야기 방식 등으로 고정팬을 거느리고 있는 노희경 작가의 디테일한 묘사가 또 한번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이 대사 한마디에 평소 드라마라면 담쌓고 살던 40대 아저씨 김성완 전남의대 교수(정신과)는 거짓말 조금 보태 그 길로 노희경 작가와 '괜사(괜찮아 사랑이야)'의 '열혈팬'이 됐다.
"의료와는 무관할 것 같은 노희경 작가가 어떻게 조현병 치료의 최신 흐름이 '주사'라는 것을 알았을까요?"
김 교수는 그 길로 대한조현병학회에 노희경 작가를 추천해 노 작가는 최근 열린 학회 학술대회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국내 단 하나 뿐인 '장기지속형주사제(LAI)' 얀센의 '인베가 서스티나(성분명: 팔리페리돈)' 얘기다.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면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재발률도 경구용 치료제보다 2.93배 낮다. 1회 접종비용은 한 달 약값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약제비뿐 아니라 입원비, 외래비 등을 포함해 비용을 산출하면 환자 한 명당 한해 약 68만원을 줄인다는 <대한정신약물학회지>의 논문도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LAI 처방률은 1%에 불과하다. 영국은 50%, 미국은 20%로 유럽의 대체적인 처방률은 20%를 상회한다.
한국의 처방률이 낮은 이유는 물론 까다로운 급여기준 탓이다. 국내의 LAI 처방기준은 '기존 요법에 대한 순응도 저하로 재발돼 입원력이 있는 환자'로 제한하고 있다.
대한조현병학회는 지난해 LAI 요법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급여기준 완화를 요구했지만 복지부는 결정을 못내리고 미적거리고 있다.
김성완 교수는 "주사를 맞은 환자가 일상 생활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면 그것 자체로 드라마틱한 드라마다"라며 "1차 치료부터 적극적으로 LAI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주인공 공효진의 패션 센스와 조인성의 모델 포스 뿜는 기럭지도 볼만하다며 못보신 분들은 내려받기해 시청하라는 '강추'멘션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