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형 대장 종양' 예측 한국형 모델 개발한 차재명 경희의대 교수
병원까지 올 필요 없다. 나이와 성별, 비만·흡연 여부, 대장암 가족력만 알면 된다.
가령 60세인 남자가 가족력은 없지만 비만한 흡연자라면, 진행성 대장종양을 갖고 있을 확률이 일반인 대비 6.5배가량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할 시점은 이 때다. 간단한 계산으로 적신호를 인지하고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거쳐 의사의 소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이는 차재명 경희의대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위험도에 기반한 선별검사의 한국형 모델(Korean Colorectal Screeing, KCS)'이다.
이전에도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사모델이 발표됐지만,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한 비만 등 중요변수가 빠져있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Gastroenterology'에 채택돼 주목받고 있다.
차 교수는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병을 늦게 발견하면 완치시키기 어렵다"며 누구나 쉽게 대장암 전 단계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선별검사 모델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어요.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3위인데 특히 남자는 아시아 1위, 세계 4위 정도로 발병률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국가 암검진사업으로 50세 이상은 매년 분변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썩 믿음이 가지 않는 게 문제죠."
차 교수에 따르면 실제 분변검사 참여율은 전체 대상층 세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35% 정도에 그친다. 통상 '대장내시경을 해봐야 대장암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대장내시경이 위내시경처럼 흔하지 않은 이유는 번거롭기 때문이다.
대장내시경을 하기 위해서는 3일간 식사조절과 장세척을 해야 하고, 대부분 수면 상태로 이뤄져 반나절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장내시경을 꼭 받아야 하는 위험군이 차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모델을 통해 1차적으로 걸러질 수 있다.
차 교수는 "다른 암은 조기발견이 검진 목적인데, 대장내시경은 유일하게 암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 용종을 제거해주면 많게는 90%까지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정기검진으로 건강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발한 모델을 환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 보다 대장암 걸릴 위험이 6~7배 높은데 내시경 안하시겠어요?'라고 하면 하시니까(웃음).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어요. 대장암은 증상이 생겨서 오면 이미 초기는 아닌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항목구분 |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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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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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하
50세~69세
70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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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
2점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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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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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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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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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가족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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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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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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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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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
현재 또는 과거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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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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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체질량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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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미만
25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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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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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진행성 대장 종양을 예측하는 한국형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