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원장, 전액환수 부당 주장…"근거 없어"
10월·11월 이어 환수처분 취소 소송…또다시 '기각'
사무장병원에 지급된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환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치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내세워 개설한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사무장병원에 고용돼 원장으로 근무했던 의사 양모 씨가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공단은 원고가 병원장으로 있던 2007년 4월부터 12월까지의 진료에 관해 지급된 요양급여비용 16억217만원을 전액 환수처분했다. 이에 원고가 전액 환수는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며 소를 낸 것.
법원은 비의료인인 정모 씨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뿐 고용된 것이 아니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정 씨가 투자자들을 모아 건물의 신축·인테리어공사·의료기기 구입 등 병원 개설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했고 △원고는 매월 일정 액수의 급여를 받았다는 점 △원고 명의로 개설돼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계좌를 정 씨가 관리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병원의 개설자가 원고라는 주장에는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의료인을 고용해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이 아닌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내세워 개설한 요양기관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공단 및 건강보험 가입자·피부양자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없다"며 "따라서 요양기관의 개설명의인인 원고가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은 부당이득징수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 10월 의사 명의를 빌려 개원한 뒤 종교법인으로 개설주체를 바꿔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다 적발된 행정부원장 최모 씨가 제기한 소송과 지난 11월 사무장 정모 씨가 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도 환수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