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한심한 일이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한심한 일이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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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석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보건의료 기요틴 정책 비판
한의사들은 한의학에 기반한 치료를 발전시키는 것이 옳다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 한방물리치료, 한방재활의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23일 오후 4시 4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을 찾은 방문석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은 <의협신문>과 인터뷰에서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 한방재활의학을 하려는 것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부는 2014년 12월 28일 규제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및 보험적용 확대 추진'을 포함한 보건의료분야 기요틴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는 카이로프랙틱사 및 문신사 합법화, 의료기기와 구분되는 이·미용기기 허용,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및 보험적용 확대 등이 포함돼 의료계에 대혼란은 물론 갈등을 초래할 것들이 수두룩하다.

▲방문석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이 가운데 카이로프랙틱 자격 신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한재활의학회의 불만은 매우 크다.

방문석 이사장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에게 의료행위에 속하는 카이로프랙틱 시술을 허용하는 별도의 자격을 신설하게 되면,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민간자격으로도 신설이 제한되고 있는 카이로프랙틱 자격을 새롭게 신설하는 것은 의료체계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방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의사가 카이로프랙틱을 커버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것을 다시 자격을 신설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단지 공부를 했다는 이유로 한의사들이 카이로프랙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은 한심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장애인의 재활치료에 대해 한의사들이 관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 이사장은 "의학에서도 척추질환, 뇌졸중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그리고 중증의 장애인을 치료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는데, 한의사들이 공부를 했다고 장애인 재활치료를 흉내내는 것은 의사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의학에서는 <재활의학>이라는 교과서가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재활의학>을 표절한 <한방재활의학>이라는 교과서를 급조해 현재 이 문제로 법원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한의사들은 한의학에 기반한 치료를 발전시키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즉, 한의학은 고유의 정체성을 갖고 학문을 발전시켜야지, 다른 학문을 근거로 자신의 학문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넌센스라는 것.

방 이사장은 "물리치료 등은 합병증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발상은 잘못"이라고 거듭 밝힌 뒤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진단을 내릴 수 있을지, 그리고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정책은 철회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국민건강을 위해 국가는 전문가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국제 기준에 합당한 교육을 받고, 자격을 갖춘 의사를 통해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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