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책 나침반 'KMA POLICY'구축 눈 앞

의협 정책 나침반 'KMA POLICY'구축 눈 앞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3.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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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올해 말 시스템 구축 약 80개 아젠다 첫 출발
대의원총회 산하 심의委 설치 위한 정관개정 추진

▲추무진 의협회장(오른쪽)과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은 16일 의협회관에서 KMA POLICY 구축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동학대, 연명치료 중단, 의료인 폭행...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지는 보건의료 관련 이슈에 대해 의사단체가 공식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전문가 그룹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다.

의사단체의 입장 표명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전문성과 일관성. 특히 일관성은 대국민 신뢰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의협은 이를 위해 과거 의료계 내부의 논의 과정을 일일이 살펴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조직의 행정력이 과도하게 소모되고, 신속한 입장 표명이 어려워 의사단체가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약 150년 동안 축적된 '미국의사협회 정책(AMA POLICY)'를 통해 약 5000여개에 달하는 이슈에 대한 입장이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다. 미국의사협회는 AMA POLICY에 따라 협회의 최종·공식적인 정책방침을 결정하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협회 정책 방침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AMA POLICY는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보건의료정책 결정과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14년 초부터 AMA POLICY를 벤치마킹한 'KMA POLICY'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올해 말 시스템 구축을 완비하고 1차적으로 수집한 약 80개 아젠다에 대한 의협의 기본 입장이 담긴 'KMA POLICY'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은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도별 KMA POLICY 구축 계획안을 공개했다. 우선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구축 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정책 생산 및 데이터베이스화에 들어간다. 특히 의협 정관에 'KMA Policy에 관한 사항'을 대의원총회 의결 범위로 명시하고, 총회 산하에 'KMA Policy 분과심의위원회' 또는 'KMA Policy 특별위원회' 설치해 지속적인 논의 구조를 확보한다.

2016년부터 약 2년간 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고 윤리강령·지침을 재정립한다. 2017년∼2019년까지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히스토리 작업 및 일반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2016년부터 대의원총회, 이사회, 위원회 등 회의록 내용을 KMA Policy에 반영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아동학대와 관련된 미국의사협회 AMA POLICY와 대한의사협회 KMA POLICY의 내용 비교

의협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협회의 입장과 의료윤리, 전문가단체의 조직관리 등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결정된 KMA Policy는 정책의 일관성·통일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국내 최고 의료전문가 단체가 만들어 낸 결과물로써 대국민 홍보·교육·연구 자료로 활용 가능하고 이를 통해 국민·정부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KMA Policy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보건의료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수호함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회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회의 중요 정책 결정 과정에 모든 회원과 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제시함으로써 회무의 효율성을 담보하고, 회원 간 결속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KMA Policy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협회를 구성하는 모든 회원 및 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대의원회·이사회·지역의사회·협의회·의학회·중앙윤리위원회 등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된다"고 당부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집행부가 바뀌면 의협의 정책도 바뀌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KMA Policy가 의협의 정책방향이 됨으로써 회원들에게 이를 따르도록 권유하고, 국민에게 중요 현안에 대한 전문가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MA Policy 구축 작업의 책임을 맡고 있는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협은 보건의료 관련 인력 중 최고의 법정 전문가 단체이지만 정부나 국민을 상대로 보건의료 관련 제도, 의료윤리 등에 대한 일관되고 명시적인 정책과 전략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력 부족, 방향과 시기의 상실로 효과적인 대처 미흡, 일관성 결여로 정부와 국민의 신뢰 상실, 특정 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내부 분란·갈등 발생, 전문가 단체로서 선제적 정책 개발·제안 기회의 상실로 사회적 위상 저하 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최 소장은 "정부의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의료전문가 단체로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료 관련 정책과 의료윤리 등에 대한 의사들의 통일된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KMA Policy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대의원총회 의결사항에 'KMA Policy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고, 대의원회 산하 심의위원회에 KMA Policy 심의위원회를 신설하거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이 오는 4월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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