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의학회 '절대 수용 불가' 입장 표명
"신뢰할 수 없는 검사결과, 환자에 큰 악영향"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이사장 김정호·연세의대)가 한의사들이 진료에 혈액검사 기기 및 요검사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불법적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4월 10∼11일까지 더케이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2015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춘계심포지엄'에서 '한의사의 혈액검사기기 등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의견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정호 이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의사들이 소위 규제완화라는 명목으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의학적 교육과 수련을 받지 않은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진단검사의학과는 한의과 진료과목이 아니라 의과 진료과목이라는 점 ▲의료행위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적응증에 국한해 적용돼야 한다는 점 ▲검체검사 질관리는 국민건강 향상을 위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학회에 따르면 진단검사의학과의 대표적인 현대 의료기기들인 혈액검사 기기, 요검사 기기 등은 '검사과정(analytical phase)' 뿐 아니라 '검사전(pre-analytical) 과정' 부터 '검사후(post-analytical) 과정', 그리고 최종 판독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술기가 필요한 의료기기이다. 그리고 혈액검사나 요검사 등 검체검사의 주된 위험성은 검사결과의 부정확성과 부적절한 해석 및 판독에서 기인한다.
이와 관련 김 이사장은 "검체를 채취하고 장비를 조작하는 과정에서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문적인 지식과 술기가 부족할 때 검사결과의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신뢰할 수 없는 검사결과는 환자에게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또 "진단과 치료는 분리될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의사와 한의사로 면허가 이원화돼 있는 것은 의사는 의학적 진단과 의학적 치료를, 한의사는 한의학적 진단과 한의학적 치료를 수행하도록 구별하기 위한 것인데, 한의사가 한의학적 치료를 위해 의학적 진단을 이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마치 한복 저고리에 양복 바지를 입는 것처럼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국가 차원에서 강조되고 있는 '질향상'이라는 방향과도 역행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검체검사의 질관리는 국민건강의 향상을 위해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의학교육을 받지 않은 한의사에게 의학적 진단을 허용한다는 것은 상식과 원칙을 벗어난 처사이므로 의사와 한의사의 별도 면허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