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외과계 도입 모형은 달라도 "수가반영" 한 목소리
복지부 "다양한 의견 검토 후 모형 만들어 시범사업 실시"
최근 외과계도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나서자 정부는 내과·외과계 의견을 모두 고려한 모형을 찾고 시범사업을 통해 수가를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은 20일 오후 1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현황과 정책 과제'를 주제로 '2015 춘계 병원의료정책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도입을 위한 병원의 과제(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운영 사례(장학철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과) ▲해외 호스피탈리스트의 운영 현황과 성공 동인(허대석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내과)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먼저 정영호 정책위원장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이 생각하고 있는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해 소개했다.
정 위원장은 "대학병원은 환자의 안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내과 전공의 지원감소에 대한 대책, 통합 진료에 대한 요구등으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중소병원은 모든 진료과를 망라해 응급실 혹은 외래에서 입원한 환자의 주치의 역할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과에서 호스피탈리스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다른 진료과도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환자 안전사고 감소, 의료분쟁의 감소, 재원기간의 단축, 병상 이용률 증가 등의 효과를 봤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학철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실제로 운영한 사례를 발표했다. 장 교수는 "내과 병상이 증가하면서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고, 전공의와 업무를 분리하기 위해 입원환자를 전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휴무·학술활동 지원·복지지원 문제 등으로 인해 호스피탈리스트의 고용에 어려움이 있었고, 다른 의료진과의 관계설정, 탄력적 인력 운영의 어려움이 현실적인 문제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허대석 교수는 미국 등의 예를 들면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 교수는 "미국은 환자안전, 의료분쟁, 병원 경영의 어려움, 의사인력의 문제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도입하면서 한꺼번에 풀었다"며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또 다른 수련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적절한 인력을 어떻게 고용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입원환자를 전담하면서 외과병동 입원환자 관리를 위해 협의를 할 수 있다"며 "1년 365일 병원에 전문의가 상주하면서 환자를 관리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으로 인해 부족한 인력을 해결할 수 있는 호스피탈리스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새로운 인력에 대해 병원에서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기전이 없으므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당연하다"고 덧붙엿다.
또 "현실적으로 PA(Physician Assistant), SA(Surgecal Assistant)가 없으면 수술을 못한다는 것이 고려돼야 하고, 외과는 수술을 한 의사가 주치의까지(입원환자) 한다는 것을 환자들이 당연히 알고 있으므로 환자들이 겪을 문화적·정서적 충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과 관련 권덕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환자의 안전과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적정한 수가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내과 중심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필요성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다른 진료과, 특히 외과계의 경우도 PA가 필수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며 "내과를 비롯해 외과계에서 요구하는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모형을 충분히 검토해 시범사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도 "그동안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따른 추가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조사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어 다시 세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호스피탈리스트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을 갖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제도 도입을 통해 전문의 중심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에는 대부분이 동의하므로 내과계, 외과계의 의견을 모아 모형을 만들고 쟁점이 되는 부분을 검토해 수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을 끝까지 지켜본 문정림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새로운 수련과정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고 특정 진료과에만 한정하는 제도는 더더욱 안된다"며 "환자의 안전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위해 제도가 도입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내과학회·대한외과학회 이사장들도 자리를 함께 했는데, 노성훈 외과학회 이사장(연세암병원장)은 "내과계와 외과계는 환자의 특성이 다르다는 부분이 모형을 만드는데 충분히 고려됐으면 하고,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비용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수곤 내과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과)은 "내과계와 외과계의 갈등문제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고려해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수가도 책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