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추가근무수당 소송서 전공의 손 들어줘
"착취 행태 고려하면 많은 금액 아냐...항소할 것"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추가근무수당 지급청구 소송에서 재판부가 전공의의 손을 들어줘 눈길을 끈다.
29일 전국의사총연합에 따르면 최근 담당 재판부는 "병원 측이 전공의에게 2010년 7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1년 5개월분의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하지 않았다"며 "미지급액 9971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A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B씨는 수련기간 추가근무수당 등을 받지 못했다며 병원 측을 상대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포괄임금제에 추가근무수당이 포함된다는 병원 측 주장에 대해 "포괄임금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치지 못한다면 해당 임금지급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공의 B씨는 피교육자로서 수련의 성격도 있지만 한편으로 병원의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한 측면도 있기에 이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쟁점이 됐던 구체적 근무시간 사실 확정은 "병원 측은 당직근무 시 근로시간이 11시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진료공백이 발생하게 되므로 믿을 수 없다"며 "또한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에 대한 휴일 근로 수당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근무기간 동안 매 이틀 당 34시간 30분을 근무한 것이 인정된다"며 "병원 측은 A씨에 대한 미지급 수당으로 9971만여원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지난해 11월 K대학병원 인턴이 제기한 추가근무수당 소송에서 병원이 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연이은 병원 측 패소 판결이다.
소송을 진행한 이동길 변호사(전의총 법제이사/법무법인 나눔)는 "수련병원들의 착취 행태를 고려하면 이 금액도 많다고 할 수 없다"며 "또한 판결 내용 중 불합리하게 감액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1심 판결에 항소를 함으로써 더 많은 금액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의총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련병원의 전공의 착취 병폐를 뿌리뽑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추가소송인단을 모집해 전공의 당직비 반환 소송을 확대 추진하고 이 대상을 전공의 뿐만 아니라 전임의·교수까지 확대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전공의 처우가 현실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전공의특별법'이 원안 그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