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노인 의료·복지 제각각 '연속성' 없다

신년특집 노인 의료·복지 제각각 '연속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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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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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의료 지속 가능한가? ⑦ 노인의료복지체계 재정립

▲ 손덕현(대한요양병원협회 부회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2년 후인 2018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3%로 고령사회로 진입이 되고, 10년 후인 2026년 20.8%로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50년에는 38.2%로 일본보다 높은 고령사회가 될 것이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조 9687억원으로 전체 진료비 54조 4272억원의 36.7%를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처음으로 30%를 돌파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의 고도화에 의한 노인의료비의 증가로 고민을 하고 있다. 2012년 국민의료비는 39.2조엔, 2015년 45.7조엔. 2025년에는 61.8조엔으로 의료비가 GDP 증가를 상회해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75세 이상 후기고령자의 1인당 의료비도 2012년 90.4만엔으로 75세 미만인 자의 1인당 의료비 20.1만엔의 4.5배이다. 일본의 의료보험제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인의료비 증가의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요양병원이 노인의료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엄청난 규제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다. 실제 전체 우리나라 병상의 1/3인 약 20만 병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의료비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정절감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오히려 이러한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비노인 인구대비노인 1인당 의료비 지출을 보면 2001년 2.8배, 2013년 4.2배이지만 2008년 이후 4.1∼4.2배 수준으로 정체되어 있다. 2010년 이후 노인 1인당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미국·일본·영국·호주·캐나다 등은 이미 1990년대부터 비노인 인구대비 노인 의료비 지출이 4∼5배 수준이다.

현재까지의 노인 의료비 증가에 대한 이해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노인의 의료수요가 충족되는 정상적 과정이며, 국제적인 추이에도 벗어나지 않는 일반적 경향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노인의료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확립

요양병원의 역사를 보면 1994년 의료법에 요양병원 기준을 제정하면서 법적인 근거를 확보했다. 초기에는 장기병상의 부족으로 인해 정부에서는 요양병상의 확충을 위해 설립에 대한 지원을 2000년 초까지 진행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적인 부분이 정립되지 않아 의료와 복지 전달체계가 혼란한 상황이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이며, 노인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생활시설이다. 서로의 고유의 역할이 있음에도 상호 경쟁체제로 운영하면서 요양시설에 있어야 할 환자가 요양병원에, 요양병원에 있어야 할 환자가 요양시설에 있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상호의 연계와 연속성이 단전돼 있기 때문이다. 노인의료와 복지의 중요한 요소는 케어의 연속성이다. 요양시설에 있는 의료적 행위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병원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간병비의 비급여다. 요양시설은 간병비를 보험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요양병원의 간병비는 비급여로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결국 요양병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요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 의료적인 문제를 해결했지만 요양시설 입소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요양병원에 장기입원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 환자의 부담을 주지않고 장기요양보험에서 간병비를 지불해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장기요양등급판정의 문제점 중 하나는 등급판정에 의료적인 부분이 누락돼 있다는 것이다. 의료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요양시설보다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기준이 없다보니 결국 치료를 받아야 하는 1·2등급 환자가 시설에 입소하고 있다. 결국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양시설에 의료를 강화하려 하지만 요양병원과 요양원 간의 기능정립에 역행하며, 오히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의 아급성기와 만성기 의료복지 시스템을 살펴보면 재활병동·치매병동·요양병상·개호병상·보건시설·요양시설·재가 및 방문재활·방문진료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노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으며, 개호보험과 의료보험이 서로 이러한 역할을 잘 커버하도록 기능적으로 세분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급성기와 만성기를 담당하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재가시스템이 제각각 단절돼 있다. 현재 요양병원이 일본의 재활병동·요양병동·개호병동·보건시설의 역할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요양병원이 역할적인 부분에서 정체성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요양병원이 의료의 질을 높이고, 앞으로 노인의료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간병의 급여화다. 급성기병원을 중심으로 포괄간호서비스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요양병원은 아직 제도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요양병원의 특성상 의료와 복지를 모두 제공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간병의 급여화는 절실하다. 지난해 중동호흠기증후군(메르스) 사건에서 보았듯이 다인실이 감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현재 요양병원은 간병비 부담으로 인해 공동간병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6인실 이상의 다인실 비율이 46%를 넘고 있다.

이것은 요양병원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간병비 비급여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제도적인 해결이 시급하다.

의료·복지 통합 '노인의료복지법' 제정

요양병원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결국 의료와 복지의 통합과 보건복지부 내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현재 요양병원을 담당하는 부서는 의료기관정책과이고, 노인복지를 담당하는 부서는 노인정책과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의료복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인질환의 특성상 의료와 복지를 분리할 수 없다. 여러 질환의 특성, 의료체계, 사회복지 지원체계 등의 다양한 변수에 의해 제공하는 서비스 비율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앞으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고려해야 한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정립과 함께 일본의 의료복지법과 같은 노인의료복지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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