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입장 표명 회피 "위법 여부 속단 일러"
"한의사 초음파·X-ray 사용은 법 개정 사항"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의 초음파골밀도측정기 사용 공개 시연과 초음파·X-ray 사용 발언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먼저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후 입장표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2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접했다. 그러나 (언론보도 내용만으로는)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워, 지금으로선 입장표명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좀 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내부 논의를 거쳐서 공식 입장 발표 여부와 내용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곤혹스러워했다.
특히 "김 회장의 공개 시연에 대해 의료법 위반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김 회장이 고발당한 것으로 안다. 수사에 앞서 (의료법 위반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보건복지부의) 초음파와 X-ray에 대한 입장은 1년 전과 같다. 의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말해, 초음파·X-ray기기 사용이 한의사 의료면허 외 의료행위라는 기존 보건복지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건복지부는 초음파·X-ray기기와 관련해 여러 차례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에 따라 한의사 면허 외 의료행위라는 입장과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12일 성명서를 내어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도 면허 외의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사는 현대의학적인 원리로 개발된 현대의료기기나 의약품은 절대로 사용할 수 없고, 지금까지 법원의 판례 또한 일관되게 의료법과 일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기계의 수치를 읽을 수 있다는 것과 의학적 분석 및 소견을 통해 이를 치료하는 문제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면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의료인 면허체제와 고등교육 시스템을 전면 부정하면서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는 행위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한의사들의 실력행사는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초음파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해 진단과 처방을 하는 시연하고 "나부터 잡아가라"고 발언했다. 또한 "앞으로 초음파기기와 X-ray기기를 직접 사용하겠다"고도 했다.
나아가 김 회장은 "2013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가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는 경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결정하고, 2014년 12월 28일 국무조정실 규제기요틴 과제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선정했다"며 "보건복지부가 결정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면서 "1월 말까지 보건복지부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발표하지 않을 경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 등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