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 요양병원 입원치료 '시기상조'

에이즈 환자 요양병원 입원치료 '시기상조'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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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호자 "노인환자 감염 취약"...설문조사결과 98% "반대"
노인요양병원협회 "국공급병원서 관리해야...적정수가·지원 필요"

▲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11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춘계 학술대회에서 '에이즈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 강행에 따른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를 열고 해법을 모색했다.
보건복지부가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환자를 요양병원 입원환자 대상군에 포함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을 놓고 요양병원 입원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감염인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노인요양병원에는 대부분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암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고 있어 지금까지 의료법에 의해 감염병 환자를 입원대상에서 제외해 왔지만 지난해 12월 30일 공포된 보건복지부령 제375호에 따라 에이즈 환자가 요양병원 입원이 가능하고, 입원을 거부할 경우 진료거부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요양병원 입원환자와 가족은 물론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요양병원협회는 11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춘계 학술대회에서 '에이즈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 강행에 따른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를 열고 해법을 모색했다.

토론회에서 김주형 노인요양병원협회 의무이사는 '에이즈 감염인 요양병원 입원 의무화 정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노인요양병원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지난 2월 25일∼3월 10일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총 5627명(환자 및 보호자 674명, 요양병원 종사자 996명, 일반 국민 3957명)이 참가, 96.4%(5423명)가 에이즈 환자도 요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도록 한 정부의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대의사를 표했다. 환자·보호자 674명 중 의 입원반대 의견은 98.2%(662명)에 달했다.

요양치료를 받는 에이즈 환자가 많지 않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므로 국가 운영병원이나 원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지정을 해야 한다는 노인요양병원협회의 건의안에 대해서는 95.4%(5369명)가 찬성의사를 표했다.
 
에이즈 환자를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규정한 보건복지부의 시행규칙 개정안을 폐지해야 한다는데 96.7%(5441명)가 동의했다. 폐지 반대는 3.3%(186명)에 그쳤다.

김주형 의무이사는 "3월 9일 현재 시행규칙을 재개정해 달라는 서명운동에 2321명이 참여했다"면서 "에이즈 감염인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노인환자와 보호자를 비롯해 의료기관 종사자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안섭 노인요양병원협회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 대응TFT 팀장은 "2001년 1263명이던 내국인 에이즈 누적 감염인은 2013년 8662명이고, 1985∼2013년 말까지 외국인을 포함한 누적감염인은 총 1만 1566명에 달한다"며 "에이즈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에이즈 관리정책이 예방이나 교육보다는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 팀장은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은 혈액관리가 강화되면서 2006년 이후 보고사례가 없고, 2013년 조사결과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99.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에이즈 감염경로를 차단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이 바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소에서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채 익명으로 에이즈 감염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에이즈 진단된 후에도 감염자 파악이 불가한 실정"이라고 언급한 염 팀장은 "에이즈 감염인이 스스로 감염사실을 밝히지 않는한 병원 의료진과 종사자는 무방비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 염안섭 노인요양병원협회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 대응TFT 팀장이 국내외 에이즈 환자 현황과 허술한 감염관리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건희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기자는 "요양병원 적정성평가에는 감염관리 항목이 없고, 돌발적인 사고로 인해 의료진과 다른 환자를 감염시킬수도 있다"면서 "감염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파악할 수 없는 요양병원에서 에이즈 환자를 입원치료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무방비 상태의 부모님을 에이즈 환자와 함께 입원하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면서 "보건당국은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약 20만 명의 노인환자와 가족들이 감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부터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에이즈 청정국가에서 만연국가가 되지 않도록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관리를 제대로 하고, 성병 통계와 청소년 성교육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국공립병원 23곳을 지정해 에이즈 요양환자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힌 노인요양병원협회는 "요양병원은 일당정액수가제에 묶여 있어 한 달 300만원에 달하는 에이즈 환자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요양병원 중에서도 종사자 감염교육을 통해 자발적으로 에이즈환자의 입원치료를 하려는 곳도 있는만큼 예외 규정을 마련해 수가를 보존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길거리에 나붙어 있는 "SM섭 구함. 바텀섭 구합니다"는 홍보전단지.
SM은 '가피학증(Sadomasochism, SM)', 즉 고통을 가해 성적 쾌감을 얻는 '가학증(사디즘·학대음란증)'과 고통을 당하면서 성적 쾌감을 얻는 '피학증(마조히즘)'을 합한 것이다.

성행위 중 욕설을 내뱉는다든지 채찍·촛농·수갑 등을 이용해 자극을 가하거나 변태적인 행위를 요구하거나 요구당하는 경우 모두 사디즘과 마조히즘에 해당한다.

'SM섭'은 고통을 당해 줄 노예 역할을 할 사람이며, 바텀섭은 동성간의 성행위시 여성 역할을 해 줄 사람을 의미한다.

'초보'와 '어린분 가능'이라는 문구는 10대 청소년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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