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은 공감...수가 확보 먼저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은 공감...수가 확보 먼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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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환자 만족도 높아...근무조건은 개선해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토론회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토론회'를 열고, 시범사업 결과를 공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입원 환자를 전담하는 의사인 호스피탈리스트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하고, 의사들의 급여와 근무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5일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성인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 간사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충북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 등에서 조사한 시범사업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 장성인 협의체 간사 ⓒ의협신문 김선경

시범사업을 경험한 환자 178명과 일반 병동 입원환자 161명에게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이용한 환자의 경우 입원 수속 후 빠른 시간 내 진료를 받았다는 응답이 76.4%로 일반 환자(49.1%)보다 높게 조사됐다. 통증 조절 요청에 신속히 응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호스피탈리스트의 환자는 89.4%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주치의에 대한 전체 만족도(10점만점)에서도 호스피탈리스트(44.1%)가 일반(18.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의료의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ICU 전동이 감소하고 사망이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보완할 점도 존재했다. 실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기배 충북대 교수는 "직종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적절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제도화 됐을때 안정적으로 유지될 직종인지, 재직기간이 향후 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 의료진 사이에서 불확실한 정체성, 안정적인 보수로 유지될지 등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했다. 또 야간이나 휴일의 업무 공백도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았다.

재원 마련 시급...새로운 직군으로 인정해야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토론회 ⓒ의협신문 김선경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제도 도입에는 공감을 표시했으나, 수가 신설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강영 대한외과학회 총무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는 의료의 질을 향상하고 환자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의료계에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적절한 재원 확보를 위해 수가 신설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대로된 대안 마련이 이뤄진 후에,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동기 대한내과학회 총무이사는 "전공의특별법과 수련환경 개선의 영향으로 호스피탈리스트가 논의되고 있는데, 대안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며 "아파트를 지을때 길을 닦아 놓고 전기 상하수도 들어오고 건물을 올리듯이, 지금의 상황에서 제대로된 대안 없이 제도화로 이뤄진다면 결국 전공의와 환자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수가 문제에 있어서도 국가·국민·병원 등이 부담해야 할 부분이 있는 만큼, 3자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총무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에 참여하는 의사도 임시직이나 특수계약직으로 해서는 안된다"며 "정규직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직군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스피탈리스트가 시범사업으로만 끝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왔다.

이우용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이번 시범사업을 토대로 의사의 수련제도와 근무형태, 나아가 의료전달체계가 바뀌는 변혁이자 시초가 될 수 있다"며 "시범사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도로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가를 부담할 정부와 국민에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해 근무인력을 확보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이사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일인 만큼, 과거를 벗어나 새로운 직군으로 인정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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