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산의회, 상급병실 급여화 반대 '한 목소리'

내홍 산의회, 상급병실 급여화 반대 '한 목소리'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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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날 열렸지만 회원들 참여 열기 후끈

내홍을 겪으며 둘로 나눠져 있는 산부인과의사회가 같은 날 학술대회를 열었다. 날짜와 시간마저 거의 비슷했지만 두 의사회가 주최한 행사에는 각각 600여명 이상의 회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앞서 산부인과의사회는 회장선거 방식을 두고 논란을 빚어왔다. 급기야 서울·경기·강원지회를 중심으로회원창립총회를 주도해 직선제 회장 선거를 강행하며 '한 지붕 두 회장' 사태가 발생했다.

10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그랑서울에서 각각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
박노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고의적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산부인과 단체가 같은 날짜에, 그것도 근처 장소에서 동시에 마련했다"며 "산부인과의사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춘계학술대회를 4월 둘째주 일요일에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같은 날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회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열리다보니, 회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으로 호객행위를 하거나 타과 의사나 간호사까지 사전등록에 포함한다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박 회장은 "터무니 없는 루머였다. 그동안 기존에 해오던 학술대회에서 해오던 수준의 선물을 준비했을 뿐"이라며 "이번에 타과의사도 15명미만으로 등록이 미미하다. 사전등록은 820명으로 산부인과의사회원들이 많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학술대회에 기존의 사전등록비 3만원을 1만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산부인과 단체가 사전등록비를 1만원으로 하고 있는 만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기 위해 과감하게 줄였다"며 "그러다보니 기존에 500여명이 참석하는 회원들이 800여명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내홍을 겪고 있는 산부인과의사회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상화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회장은 "2014년 10월 일부회원들이 제기한 대의원총회금지 가처분 소송으로 인해 대의원총회가 열리지 못한지 1년반이 됐다"며 "새단체 회원들이 3번씩이나 대의원총회 개최를 방해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지회장·상임이사·대의원운영위원·고문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최근 결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성명서를 채택하고 "정부는 산부인과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상급병실 급여화와 같은 성급한 제도를 추진하려 한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분만 병의원의 부담을 가중시켜 산부인과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분만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산부인과의사회가 상급병실 급여화 정책 등의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를 위해 ▲상급병실 급여화 정책 즉각 중단 ▲의료분쟁조정법 자동개시법안 개정 중단 ▲원가에도 못미치는 산부인과 진료 수가 인상 ▲여성건강 위협하는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 즉각 중당 등을 요구했다.

"직선제로 이뤄진 단체, 대표성 인정해야"

이와 달리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회원들이 투표에 참여해 이뤄낸 단체라며, 대표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 김동석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
김동석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장은 "학술대회 계약을 먼저했다. 회장이 되기 전부터 이미 계약해서 진행했을 뿐"이라며 "춘계학술대회라 봄과 일요일을 고려하다보니 같은날이 됐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가) 자신있게 진행하면 되는데도 괜히 트집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원 직선제로 선출된 의사회인 만큼, 회원을 위해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회원이 인정하고 참석하는 행사가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에는 사전등록 713명이며 650명 이상이 산부인과의사회원인 만큼 회원들이 인정한 단체"라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사회의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결방법은 회원총회에서 결정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정관에 회원총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회원총회를 거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대의원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역시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부인과의 정상화를 위해 김 회장은 "논쟁의 중심에 있는 산부인과의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아 의료계에 걱정을 끼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를 주축으로 단일화하고 수가문제 등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1인병실 급여화와 초음파 급여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 (왼쪽부터)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김동석 회장·추무진 의협 회장 등이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궐기대회에 참석해 정부 정책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땜질식 처방으로 산부인과의 앞날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탁상공론으로 분만병의원의 경영악화를 촉진시켜 폐업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인병실 급여화와 초음파 급여화 결사반대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고 강력한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제대로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의사회와 시민단체, 정부가 함께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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