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학회,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 심포지엄 개최
영국은 병원 의사 중 20%가 호스피탈리스트…환자안전 책임져
대한외과학회와 대한외과연구재단은 15일 오후 5시부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에브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이 왜 필요한지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대한 논의는 대한외과학회와 대한내과학회에서 당면한 의료현실의 개선을 위해 논의를 시작한 이후 2015년 8월 의료계 대표단체들이 구성한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운영평가 협의체'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지난 3월 25일 환자, 의료진 등의 만족도가 높게 결과가 나왔다.
또 의료계 주도의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는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시범사업을 위한 TFT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시범사업의 범위, 수가체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각 나라마다 진료체계 및 수련과정등에 차이가 있어 우리나라에 어느 한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따라서 외과학회와 외과연구재단은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적합한 모형을 만들어 내고 이를 위한 각종 제도 및 교육과정 등의 보완이 함께 논의돼야 할 것으로 판단, 영국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을 초청해 영국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아봤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한 박현미 의사(영국 Nottingham University Hospital)는 "영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병원 환자들의 안전에 대한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됐으며,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수가 부족해 외국에서 면허를 가진 의사들을 영입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말했다.
또 "외국에서 영입한 의사들은 인턴과 레지던트가 해결하지 못하는 일을 했는데, 그것이 바로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박현미 의사는 "현재 영국에서는 한 병원에 호스피탈리스트 의사가 20% 정도된다"며 "이들 때문에 환자들의 안전이 보호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한국에서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수가체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국처럼 수가체계 및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임급을 적절하게 책정하면 빠른 시일내에 제도가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길연 교수(한국외과연구재단 국장·경희의대)도 "영국은 의사들이 근무하는 시간이 제한을 받다보니 병원에서는 의사수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고, 호스피탈리스트가 필요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에서 의사를 영입해 적절한 대우를 해주면서 환자 안전을 위해 노력한 것을 우리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영국은 호스피탈리스트가 3개의 레벨로 구분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의 역할이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영업 대한외과학회 기획이사(인하의대)는 "내과와 외과 뿐만 아니라 일부 진료과에서도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들 진료과는 입원환자 진료에 호스피탈리스트의 역할이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과의 경우 전문의를 마치고 3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호스피탈리스트로 적절하다는 것이 정부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TFT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기획이사는 "TFT에서는 수가를 마련하는 것과 관련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중에 있는데, 의료계 주도의 시범사업 결과에서 환자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높았던 것을 적극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TFT에서 수가가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앞으로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5월 이전에 구체적인 수가가 제시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노성훈 외과학회 이사장은 "환자 안전과 입원환자 관리의 질 향상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현재까지 미국의 제도가 많이 검토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논의를 통해 영국 등 다른 나라의 제도에 대한 검토도 활발히 이뤄져 우리 현실에 맞는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오늘 심포지엄은 외과계 호스피탈리스트를 중심으로 수련제도와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운영을 함께 논의해 우리에게 적합한 모형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형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시행의 당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