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프로그램, 제작자 신중한 접근 먼저"

"건강 프로그램, 제작자 신중한 접근 먼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6.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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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 전 이사, 근거 있는 기존 치료법 명확히 설명해줘야
논문 검증 우선...시청률 위한 '자극적'프로그램 자제 요구

▲ 21일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심의 방안 모색'에 대한 토론회가 마련됐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건강·의료정보의 과학적 개관성 확보를 위해선 프로그램 제작자가 의료진을 통한 검증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한국방송학회는 21일 방송회관에서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심의 방안 모색'에 대한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아연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로 제재를 받은 건강·의료정보 프로그램은 85건에 이른다"며 "이 중 63건에 해당하는 74.1%는 '의료행위'를, 63.5%는 '광고효과'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 등의 출연진 사전교육과 출연진 검증 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긴 가이드라인 제작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의사들 검증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제작자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 신현영 의협 전 홍보이사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전 홍보이사는 "의협은 '의사 방송 출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의사들의 방송 출연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협회 자체에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가칭 '쇼닥터 심의위원회 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건강의료정보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의 자정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원 홍보를 위해 방송출연하는 경우가 있다. 에이전시를 통해서 방송에 출연하고, 출연 대가를 지급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다 강력한 가이라인 규정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신 전 이사는 "방송에서는 기존 치료법은 배제하고,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과장하고 일반화된 치료법으로 소개하는 것이 문제"라며 "근거없는 사례가 아닌, 기존치료법을 명확하게 소개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출연자가 의도적으로 말한 것이 아닌데 편집하다 보니 마치 일반적이고 과장적인 표현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작자들 내부에서 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논문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요구했다. 그는 "백수오 사건을 보더라도, 백수오 관련 논문은 업체들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며 "논문 수준은 천차만별인 만큼, 논문 자체가 어떤 이해관계가 있고 어떤 수준인지 검증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측에서도 의료진 검증 뿐만 아니라, 업체를 포함한 출연진 전반을 검증할 수 있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지호 한의협 홍보이사는 "한의협 등 의료인 단체에서는 자정노력에 힘쓰고 있다"며 "그러나 방송프로그램에서 정확한 상품명이 노출되지 않더라도 출연진을 검색하면 관련 건강식품 등 상품 검색이 가능하다. 광고효과를 노리는 출연진 전반에 대해 검증하고 심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제작자는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홍보이사는 "백수오 사태를 보더라도, 세계 어느곳에도 제대로된 논문이 없다. 업체가 제시한 논문이 전부"라며 "업체의 의견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 논문에 대해서 제대로된 복수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거있는 정보로 사실만을 제공하는 의료진을 추천한다 하더라도 재미가 없고, 과장된 표현을 하지 않으면 출연이 안된다"며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시청률만 올리기 위해 자극적으로 제작하는 부분을 깰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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