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 의료계와 협의 추진 의지 재확인
"대형병원 환자쏠림은 '기우'...병원급 확대 없을 것" 강조
권덕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확대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원격의료를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의료법 개정안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의료계의 대형병원 환자쏠림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보건복지부는 19대 국회 막바지에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돼 단 한 차례 짧게 논의됐다가 회기 만료로 폐기된 원격의료 확대 의료법 개정안을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재발의해, 원격의료 확대 추진 의지를 재천명했다.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15일의 숙려기간을 넘긴 법안들을 원칙적으로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문제의 의료법 개정안은 조만간 보건복지위원회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하고, 원격의료는 의료계와 협의해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추진할 것이며, 만성질환자 관리 등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 방안이 모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실장은 "그간 벽·오지 등 의료취약지를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해왔다. 의료계도 그간의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서,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에 원격의료 시행 주체를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못 박았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원격의료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원격의료 확대에 따른 대형병원 환자쏠림은 기우에 불과하다"면서 "원격의료 확대는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경영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도시 지역의 만성질환자 관리 부분 등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려들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 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며 "의료계의 합당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 논의는 3년 전 내가 보건의료정책관 때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지속해서 의료계와 교감해왔고, 지금은 정책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진정성을 의료계가 이해하기 시작했고, 상호신뢰도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정 간 논의의 진전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꾸준한 교감과 대화를 통해 의료계가 원하던 의료인 행정처분 공소시효법, 의료인 폭행방지법 등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런 사례들이 쌓이면서 의-정 간 신뢰회복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의료계와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일각에서 원격의료 확대와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비대면 관리(전화 상담)'를 포함한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 7월 시행이라는 애초 계획을 당분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소식도 전했다.
권 실장은 "시범사업 방향은 기존 발표대로 결정됐는데, 준비 기간이 촉박해서 현실적으로 7월부터 시행하기는 힘들다. 의협과 협의해야 할 실무사항도 있고, 시범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할 사항도 있어서, 준비를 마칠 때까지 부득이 시범사업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확한 시범사업 개시일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