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서울시 '한방 치매 예방사업' 중단 촉구
현대 의학 검사 결과를 근거로 한방 치료를 하겠다는 서울시 사업계획에 대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는 지난 8일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 사업 실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의학적 치매검사방법인 MMSE, GDS 등을 통한 진단 결과를 근거로 한의사가 한방 치매 예방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12일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치매·우울증 예방 등을 통한 노인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하는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현대의학적 진단·치료 결과를 한의사가 활용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반적인 치매 진단·치료에는 MMSE(Mini-Mental Status Examination; 간이정신상태 검사) 및 GDS(Global Deterioration Scale; 전반적퇴화척도)를 통한 신경학적 검진과 혈액검사·MRI(자기공명 검사)·뇌파검사 등 진단 의학적 검사가 실시되며, 이 같은 진단 결과에 근거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지속적으로 약물치료, 비약물치료 등을 실시된다.
또한 MMSE 등 신경심리검사를 통한 적절한 평가를 위해서는 신경해부학·신경병리학 등 현대의학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의협은 "이들 검사·진단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한의사가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활용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현대의학적인 MMSE, GDS 등 치매검사방법으로 진단한 결과를 이용해 총명침, 한약과립제 투여 등 한방치료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한약 등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전통적으로 써왔다는 이유만으로 한약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협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자체가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는 사업에 세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서울시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한약 등을 통한 한의사회와의 치매 예방 및 관리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서울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검증된 사업에 세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을 다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