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퇴원 반복 심부전 환자, 국가 차원 관리 시급"

"입·퇴원 반복 심부전 환자, 국가 차원 관리 시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7.15 18:2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 내 2배 이상 환자 증가 예상...고령환자 경제적 비용 부담 커
심부전 예방 및 관리, 재활프로그램 운영으로 사망률·비용 줄여야

정욱진 교수 ▲ ⓒ의협신문 김선경
심부전은 암 환자 못지 않게 사망률이 매우 놓고, 반복되는 입원과 응급실 이용으로 인해 경제적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심부전에 대한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부전 환자들이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예방을 통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심부전 유병률은 2015년 1.53%이며, 약 52만명이 심부전으로 의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별로는 20세 이상에서 1.4%, 60세 이상에서 4%, 80세 이상에서 9%로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심부전의 증가추세는 고령화와 함께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심부전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데, 영국 스코틀랜드 NHS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은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진행된 암들 및 심근경색보다 낮은 생존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 환자의 질병부담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정욱진 가천의대 교수(심장내과/심부전연구회 총무위원장)는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폐울혈, 체울혈 및 심박출량 감소에 따른 호흡곤란이며, 또 만성기침 및 천명, 부종, 피로감 등의 임상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심부전은 자체의 증상 뿐만 아니라 고혈압, 체액저류, 만성폐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통반해 반복되는 입원과 응급실 방문으로 높은 경제적 부담은 물론 삶의 질 저하가 크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심부전은 65세 이상 환자들이 입원하는 원인 1위이며, 우리나라 심부전 입원환자의 74.4%가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에 발표된 심부전으로 입원한 131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연구를 보면 심부전으로 인해 5명 중 1명이 90일 이내에 재입원하고, 3명 중 1명이 1년 이내 재입원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등 퇴원 후에도 반복되는 입원 및 응급실 방문, 장기적인 외래 치료과정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심부전은 심장질환 중 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단일 질환이며, 국내 심부전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9년 718억원에서 2013년 963억원으로 1.3배 증가했는데, 대부분 입원환자의 치료에 사용돼 앞으로 심부전 유병률 증가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015년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국내 급성심부전 환자들의 의료비용 분석결과'(전국 6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실시된 심부전 환자의 입원 의료비 부담 다기관 연구)에서 심부전 환자 1인당 연간 총 의료비는 697만 3429원이었으며, 연간 입원 비용은 666만 2742원으로 환자 1인당 1년 평균 의료비의 95%가 입원 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참조)

 
정 교수는 심부전 환자의 이차적 고통으로 삶의 질 저하 문제를 국가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부분을 재차 강조했다.

정 교수는 "76%의 심부전 환자가 일상 생활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63%의 심부전 환자가 우울증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등 삶의 질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또 "심부전 환자들은 가족이나 친구 등 보호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보호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심부전 입원율 감소 및 환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는 "미국은 2010년부터 만성심부전환자 대상 심장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최근 1년 이내 급성 심근경색이 나타난 환자, 관상동맥우회술 환자,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 환자, 심장판막 성형 또는 치환 환자 등은 급여혜택을 받고 있고, 개인별 치료계획을 수립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유럽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는 2014년 심부전의 질병 부담에 대한 내용과 관련한 정책제언을 통해 국차차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고, 캐나다도 심장질환에 따른 사회적 부담 감소 및 심장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전략과 실행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석민 교수 ▲ ⓒ의협신문 김선경
이처럼 해외 여러 나라에서 심부전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 교수는 "우리나라도 앞으로 10년 이내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퇴원의 반복, 국가적인 비용 증가,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 만성심부전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민관합동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장재활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재입원율 감소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4대 중증 질환의 심혈관 질환 내 심부전 우선순위 향상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회 차원에서도 심부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 심부전 바로알기 캠페인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심부전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석민 연세의대 교수(심장내과/심부전연구회 국제교류위원장)는 예방과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심부전을 진단 받은 환자들에서는 말기 심부전으로 진행되지 않게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심부전 환자들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근거 중심의 적절한 약물 및 기구 치료, 심부전 질환에 대한 환자 및 가족에 대한 교육, 근거 중심 치료전략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 개선, 자기관리에 대한 교육, 영양 상태 평가 및 교육, 운동 처방 및 치료, 퇴원 후 정기적인 추적관찰 등의 전인적인 프로그램이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심부전 전문 의사를 비롯해 심부전 전문 간호사, 물리 치료사, 영양사, 약사 등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관리가 심부전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심부전 증상 악화로 인한 재입원률 감소와 합병증 및 사망률 감소를 예방시키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개인의 의료비 부담 감소와 더불어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재정 부담을 감소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권역별 심뇌혈관질환센터가 재활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험수가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