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혈세 낭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혈세 낭비"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7.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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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보건복지부 발표 "한방 살리려는 무리수" 비판

 

30개 질환에 달하는 한방 임상 진료지침을 개발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의료계가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보건복지부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대상 30개 세부질환을 확정하고, 한의계와 함께 올해부터 2021년까지 6년간 지침 개발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세부질환에는 족관절염좌·견비통 등 근골격계 질환 8개, 편두통·안면신경마비 등 신경계통 질환 5개, 중풍·고혈압 등 순환계통 질환 4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한의계만 참여해 만든 진료지침은 공정성·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해 8월 정부의 '근거중심 한의약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해 한의계만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공정성 및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료계와 공익·시민단체가 참여해 신뢰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합리적인 표준진료지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약육성발전계획에 따른 과도한 예산 투입에 비해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의협은 29일 성명을 내어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는 의료계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한의계만 참여한 위원회에서 선정한 결과가 공정성 및 과학적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한방 진료비는 통증·염좌 등 근골격계 및 신경계 질환에 대부분 집중됐을 뿐,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에 대한 급여실적이 저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순환계통 질환을 한방의 강점분야로 판단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정부의 만성질환 관리 정책을 '죽어가는 한방 살리기'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앞서 '비방'이란 명목의 검증되지 않은 한약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터무니없는 맹목적인 한방 지원을 위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한의계가 의료영역을 침범하기 위한 수단으로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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