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학회 '갑질' 이해할 수 없어"

"산부인과학회 '갑질' 이해할 수 없어"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9.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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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 참여 말라' 공문 발송
김동석 산의회장 "읍소해도 막무가내...행사 망쳐"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일선 의대 교수들에게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의회) 학술대회에 좌장·강사 등으로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산회의에 따르면 최근 산부인과학회 배덕수 이사장은 '산부인과 개원의 단체 학술행사 협조 자제 요청 관련 '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전국 의대 산부인과 교수들에게 발송했다.

배 이사장은 이메일에서 "지난 2007년부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으나 현재까지 해결되고 있지 않다"며 "더구나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로 양분돼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회는 양분된 두 단체가 통합된 목소리를 낼 때까지 학술대회 연자·좌장 지원 등 협조에 제한을 두고자 한다. 행사일정을 고려해 수락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 이미 연자·좌장을 수락했을 경우 학회 방침으로 강의가 어려움을 (산의회에) 통보하라"고 밝혔다.

이메일이 발송된 후 오는 10월 9일 열리는 산의회 학술대회에 좌장·강사로 예정된 교수들이 무더기 불참을 통보했다.

산의회는 12일 성명을 내어 "이번 학술대회에 많은 교수들을 좌장 및 연사로 초청했고, 교수들의 동의하에 학회 프로그램을 홈페이지에 등재하고 등록을 시작했다. 회원들에게 보낼 초청장 및 프로그램도 인쇄에 들어간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학회 이사장이 직위를 이용해 각 대학 교수들에게 참가나 강의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학술대회 업무를 방해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불참 요구 사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 이사장이 언급한 의사회 명칭 문제는 단체 회원들이 선택할 고유 권한이지 외부에서 강압적으로 개입·종용해 자율권을 침해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한개원의협의회 산하단체 21개중 16개 전문과에서 '의사회' 명칭을 사용 중인데 유독 산의회 명칭만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회 양분 문제 역시 사전에 아무런 언급이나 통보가 없었는데 학술대회를 목전에 두고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이사장의 일방적인 강압행위라고 비판했다.

산의회는 "학회 이사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반적인 절차조차 무시한 채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명칭까지 굴욕적 변경을 요구하며 순수 학술대회를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행태에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술대회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배 이사장에게 요구하고, 방해 행위를 지속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석 산의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배 이사장은 산의회 명칭을 '개원의사회'로 변경하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일단 넘어가자고 사정했지만 '절대 안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 좌장·강사를 맡기로 한 교수들이 27명이나 된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교체를 해야할지 막막하다"면서 "아무런 명분 없는 학회 이사장의 행태는 '갑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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