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아·태 부정맥학회 조직위원장, 규제 완화 촉구
AI 기술은 시시각각 변하는데 도입은 몇년 후...이젠 변해야
2016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APHRS) 학술대회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국제 학회에서는 새로운 부정맥 치료기술과 함께 의료 AI의 선두주자 '왓슨' 임원이 'AI는 향후 부정맥 치료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를 기조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APHRS 학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영훈 교수(고대 안암병원 심장내과)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의료발전을 위해서는 진입 장벽이 낮아져야 한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김영훈 교수는 "부정맥 치료에 AI의 역할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심전도의 알고리즘을 아주 정확하게 분석해 치료 타켓을 가이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심전도 분석도 장기간에 걸쳐 더욱 정밀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와 결합하면 그동안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현상이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는 이를 통해 위험한 환자를 더욱 빨리 찾아내게 될 것"이라며 "굉장히 복잡한 유전적 문제도 AI를 통해 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웨어러블 기기 등 모바일 헬스케어를 가장 많이 활용할 분야도 부정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웨어러블 기기는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산소포화도나 호흡 수 등을 통해 심장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바일 헬스케어에 접목되면 신체위험을 인지해 미리 처치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높은 규제장벽이 이러한 혁신으로의 변화를 더디게 한다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AI 접목 치료가 2∼3년 안에 가시화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술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새로운 기술을 빨리 써봐야 발전할텐데 유럽이나 미국에서 써본 후 안전하다고 판단된 것들에 대해서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를 내준다. 그래서 우리는 늘 뒤따라가는 입장일 뿐"이라 비판했다.
이어 "제발 정부에서는 신기술 진입만이라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새로운 기기가 나와도 수가를 기존의 유사한 기기 이상으로 안 주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의사들은 그 기기를 만져보지도 못한다. 그렇게 3∼5년만 지나면 끝나는 거다. 다른 나라를 앞질러가기는 커녕 비슷한 데이터만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한탄했다.
김 교수는 "조금 더 오픈된 플랫폼 정책을 통해 신기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기기와 기술이 쉽게 도입되도록 해야 한다. AI를 활용한 발전은 의료계나 산업계의 의지도 중요하나,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