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 식욕부진·전신쇠약·우울증 동반...원인 찾아 교정해야
황희진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대한통증학회 추계학회 발표
우울증을 동반한 식욕부진의 경우 비정형 항우울제 처방을 할 수 있지만 처방일수를 60일로 제한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희진 가톨릭관동대 교수(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는 20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통증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통증과 동반된 식욕부진과 전신쇠약감의 관리' 주제 강의를 통해 "통증은 환자가 병·의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이고, 만성 통증은 식욕 부진·전신 쇠약감·우울증을 동반한다"면서 "이들 증상은 상호 영향을 주면서 악순환을 반복하므로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욕부진은 생리적 원인(노화)이나 사회심리적 원인(우울증 등) 또는 급·만성 질환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체중감소가 동반되지 않은 식욕부진의 경우 비정형 항우울제인 미르타자핀 성분이 효과적"이라고 밝힌 황 교수는 "비정형 항우울제는 3가지 전형적 증상(우울한 기분·흥미나 관심 소실·피곤감 및 활동 저하) 중 최소한 2가지 이상과 7가지 증상(집중력 및 주의력 저하·자신감 저하·죄책감·비관 및 염세적 사고·자살사고·수면장애·식욕감퇴) 중 최소한 2가지 이상의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경우 60일 범위 내에서 급여가 인정된다"면서 "60일 급여 인정제도는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괴이한 규제로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신신경용제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이외 타과에서 투여 시 우울증상이 지속적으로 2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 60일 범위내에서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용량 또는 기간을 초과해 약제를 투여할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암환자는 상병 특성을 고려, 60일 이상 장기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인정하고 있다.
황 교수는 "전신 쇠약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전신 쇠약감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된 원인으로 감염성 질환·빈혈·당뇨병·갑상선 저하증·수면장애·약물 부작용 등을 꼽았다.
"드물지만 부신 기능저하나 악성 종양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황 교수는 "체중감소가 있거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악성 종양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기립성 저혈압·저나트륨혈증·추위를 못 견디는 증상 등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부신 기능저하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의학적·정신건강의학 원인을 제외한 생리적인 전신 쇠약감의 경우에는 약물요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까지 임상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성분으로 '시트룰린 말레이트'를 꼽은 뒤 <Pubmed>에 30여편의 피로 관련 논문이 등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트룰린 말레이트는 임상 연구결과, 전신 쇠약감 또는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의 88.8%에서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학계에서는 대한갱년기학회 총무이사·대한비만건강학회 총무이사·대한가정의학회 노인의학특별위원·비만연구의사회 기획이사·대한임상노인의학회 홍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