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가처분 결정 "임시대의원총회 결의안 효력 정지"
"불신임 사유 안된다" 판단....본안 사건 판결선고시까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 김세헌 감사에 대한 불신임결의가 정지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김세헌 전 감사가 대한의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대의원총회 불신임결의 효력정지 사건(2016카합50415)에서 "본안 사건(2016가합37037) 판결 선고시까지 대의원총회의 불신임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동욱 의협 대의원은 95명 대의원의 동의를 받아 김세헌 감사에 대한 불신임 발의를 요청했으며,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8월 20일 임시대의원총회 부의안건으로 상정했다.
9월 3일 열린 의협 임시 대의원총회에서는 재적대의원 241명 중 167명이 출석, 찬성 106표, 반대 57표, 무효 4표로 김세헌 감사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다.
불신임 결의에 대해 김세헌 감사는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점 ▲발의절차 하자 ▲의결정족수 미충족 ▲불신임 사유가 없음에도 불신임결의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부지법 재판부는 불신임과 관련한 정관은 회장 및 회장이 임명한 임원에 대한 정족수만 규정되어 있으므로 감사에 대한 불신임을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김 감사의 주장에 대해 "정관 제20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선출 임원에 대한 불신임 결의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고, 임원 불신임에 관한 사항은 대의원총회의 의결사항으로 되어 있다"며 "감사에 대한 불신임은 이 규정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발의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임시총회의 경우에도 정기총회와 같이 반드시 상임이사회를 거쳐야 의안을 상정해야 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결의가 있더라도 상임이사회에서 이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임시대의원총회가 개최되지 못하는 불합리가 발생하므로 채권자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와 관련, "정관에서 명시적으로 불신임결의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의결정족수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면 원칙적으로 일반적인 의결정족수에 따른 결의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불신임사유 존재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감사의 경우 업무의 특성상 다른 임원 보다 더 높은 독립성과 신분보장이 요구되므로 정관상의 불신임사유에 해당하는 감사의 행위는 제한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불신임 사유로 제기한 추무진 집행부의 회무·회계에 대한 부실·졸속·편향 감사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채권자의 행위가 정관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고, 나아가 그로 인해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대의원총회 위상 실추와 협회에 대혼란을 초래, 대외적으로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위반했다거나 협회의 명예가 현저히 훼손됐다고 볼 사정은 더욱 없다"며 "편향 감사를 했다는 부분도 구체적인 사실이나 내용이 없고, 소명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감사의 소송을 대리한 지송이 법무법인 고도 변호사는 "서부지법은 불신임결의는 정관이 규정한 불신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루어진 것으로 결의에는 무효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며 재판부가 불신임결의의 효력을 정지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세헌 감사는 "이기고 지고의 문제를 떠나서 감사가 감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대의원 또는 대의원회 의장을 불편하게 했다고 해서 대의원들을 동원해서 정관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을 이유로 감사를 불신임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임수흠 의장과 이동욱 대의원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