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 비뇨기과원장 자살 관련 공단 규탄
요양기관 현지확인·조사와 관련한 의사들의 잇따른 자살 사건을 계기로 건보공단의 현지확인 폐지를 촉구하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비뇨기과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이어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이하 산의회)와 대한개원내과의사회도 9일 일제히 성명을 내어 "사마귀 제거시술과 관련해 반복되는 의사 자살에 대해 건보공단은 '통상적인 절차 속에 진행됐다'며 일말의 문제의식이 없다"고 개탄했다.
산의회는 "행정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에 명시됐듯이 처벌이 아닌 계도를 목적으로 운용돼야 하고 국민 기본권을 존중하는 적법절차가 지켜져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조사는 처벌을 목적의 실적 키우기 함정단속을 하는 반인권적 위법적 조사 관행으로 의사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또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 권한 다툼으로 피조사자인 의사들은 중복조사의 고통까지 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번 단속에 걸리면 죽음에 내몰릴 정도의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는 '4중 처벌'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의회는 "사전계도가 충분히 가능한데도 단 한 번의 계도나 시정조치도 없이 의료기관의 잘못된 청구를 5년간 방치한 후 금액을 키워 악덕 사채업자처럼 6배의 금액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비열한 단속 수법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과징금과 더불어 해당 의사를 형법상 사기전과자로 만들고, 직원·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의사면허정지처분을 병과하는 하는 것은 악랄하고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산의회는 "의사들은 OECD 최저의 원가이하 수가를 강요받으며 OECD 최대 근로착취에 시달리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돼 간첩보다 현상금이 높은 부당청구 10억의 포상금이 걸린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치료 결과가 나쁠 경우 수억원의 배상책임과 강제조사까지 당하며 처벌목적의 함정조사, 위법적 조사, 가혹한 처벌로 생명까지 희생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산의회는 △공단의 무분별한 요양급여에 대한 중복조사 행위 금지 및 일원화 △행정처분 전 계도전치주의 도입 △직권남용 조사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마련 △6배수 환수, 의사면허정지, 의료기관 1년 업무정지 등 과도하고 비례 원칙에 어긋난 조항 개선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처벌목적 현지조사 전면거부, 요양급여 청구대행 중단 등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을 의협에 요구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의사 자살이) 한번은 우연이지만 두 번은 필연"이라며 "의사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보험공단의 현지확인 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과의사회도 요양급여 조사권한 일원화, 4중 처벌 등 독소조항 폐지 등을 요구하고 범 의료계가 참여하는 현지조사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의사회는 "현지 조사가 지속된다면 다음 희생자는 대한민국 의사 누구나 될 수 있다. 건보공단의 현지 확인 제도 폐지 및 개선을 위한 투쟁에 끝까지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