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부정맥학회장 "홍보·대관 강화"
첨단기술 유입 막는 규제장벽 부술 것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중
지난해 12월 23일 대한부정맥학회가 공식 출범했다. 1997년 대한심장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로 태어난 지 꼭 20년 만이다.
알을 깨고 나온 새만이 넓은 하늘을 날 수 있다. 스스로 살아가야 할 개체의 첫 과업은 무엇일까. 아마도 정체성 확립과 기반 확보일 것이다.
부정맥학회 출범과 동시에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영훈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부정맥 바로알기'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과 '기술장벽 철폐'를 위한 대관라인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라도 규제 때문에 국내 도입이 어려운 점도 개선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부정맥 치료에 대한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 학회장으로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직접 만날 것이다. 대관라인 강화에 특히 집중했다"며 "최근 학회 전문위원 임명을 마무리했다. 보험과 정책이 가장 중요한 만큼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심부전에만 주로 집중돼 있는 심장장애 기준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김 교수는 "부정맥으로도 심장마비가 와 멀쩡한 사람이 급사하기도 한다. 부정맥으로 제세동기를 달고 있어도 우리나라는 이를 심장장애로 보지 않는다"라며 "부정맥 환자는 당연히 받아야 할 혜택을 못 받고 있다. 학회장으로서 이를 해결할 것"이라 강조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은 물론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에도 착수한다. 심방세동이나 급사연구회 등 부정맥 관련 연구회와 지회도 만들 계획이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제세동기 부착 환자에게 '어느 시점까지 운전을 하면 안 되는지, 언제부터는 해도 되는지' 등을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이런 방침이 없다"며 "협력과 공유를 통해 국제수준의 논문도 써낼 것이다. 그동안은 각자도생했다. 이제는 학회가 나설 것이다. 해외에서의 다양한 기회제공은 물론 공동연구를 통한 발전에 힘쓸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