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 대구지경에 공문 발송...의료법·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인터넷 사이트 폐쇄로 행정조사 한계...압수수색 등 요청"
보건복지부가 최근 사회적 쟁점으로 비화한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이하 안아키)' 인터넷 카페 설립자인 한의사 김 모 씨에 대해 지난달 11일 경찰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압수 수색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요청하면서, 김 모 씨 관련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모 씨가 의료법과 아동복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적시했다.
문제의 김 모 씨는 인터넷에 '안아키 카페를 열어, 필수예방접종 안 하기, 고열 소아 방치, 간장으로 비강 세척, 화상에 온수 목욕, 장폐색 소아환자에 소금물 치료, 아토피에 햇볕 쬐기 등을 자연치유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김 모 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부러 수두에 걸린 아이와 놀아 감염되도록 '전 국민 수두 파티'라도 열고 싶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의학계는 즉각적인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의협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모 씨의 안아키 운동을 '사이비 의료'로 규정하고,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수두 예방접종을 비롯한 필수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국가정책이며 우리나라 보건의료체제의 일부인데 이를 전면 부정하는 주장은 용납하기 어렵다. 하나의 치료법이 공인되려면 반복적인 임상시험과 적용을 통해 안전성·유효성이 전 세계에 걸쳐 객관적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김 모 씨의 주장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의 사적 공유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이비 치유법으로 인해 치명적 부작용이 초래되고 제때 적절한 의학적 치료 중재가 이뤄지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불법의료행위를 넘어서 아동학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는 철저한 조사와 법적 조치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전문기자협의회가 보건복지부에 문의한 결과, 보건복지부는 이미 3주 전 안아키 카페에 대한 민원을 접수, 김 모 씨의 소재지인 대구지방경찰청에 의료법,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했다.
보건복지부가 수사를 요청한 이유는 관련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수사 요청 공문에서 밝힌 민원 내용은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방접종을 받지 말 것', '약을 쓰지 말고 소금물, 간장, 숯가루 등을 사용할 것' 등의 근거 없는 치료법을 권장해 해당 치료법을 따르다 부작용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대구지방경찰청에 김 모 씨의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 환자 유인·알선,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 의료인의 품위손상 관련 규정 위반과 아동복지법상 보호 아동의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등 방임 규정 위반 혐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특히 해당 인터넷 사이트가 현재 폐쇄돼 보건복지부 차원의 행정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경찰의 압수 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도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카페에 대한 신속하고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나, 현재 해당 카페가 폐쇄돼 행정조사로는 조사에 한계가 있어 (경찰에) 해당 카페에 대한 압수 수색 등을 통한 수사를 요청한다"면서 조속한 수사와 수사 결과 회신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