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업무량 아는 건 의사" 전문가 주도의 개편 강조
과소평가된 진찰료, 의사 '가치' 반영한 점수산정 필요
조만간 시작될 3차 상대가치 개편을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의사 업무량을 측정하는 상대가치는 의료 전문가인 의사가 가장 잘 안다는 것이다.
3차 개편의 핵심은 진찰료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평가절하된 진찰료의 '가치'를 제대로 측정해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도 뒤따랐다.
김영재(교보생명 부속의원) 원장은 의료정책포럼에 기고한 '상대가치 2차 전면개정 주요내용 및 과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1차에서는 방대한 의료행위의 정의와 의료행위의 상대적인 강도를 산정했으며 2차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유형별 구분을 통한 점수결정 및 일부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개정의 의의를 찾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가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다라며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의협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공식화하자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의사 업무량의 상대가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의협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심평원이 프로세스의 정당성과 결과의 합리성을 검증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의협 산하의 상대가치개정위원회 및 의료행위심의위원회를 공식 인정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충분한 재정 투입으로 원가보전도 안 되는 수가 역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행위가 원가보다 수가가 낮다면 아무리 상대가치 점수를 제대로 산정하려고 해도 그 점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행위분류 및 패밀리 정리 역시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지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의료현실이 왜곡돼 있으며 이것이 결국 상대가치 점수 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상대가치 산정의 기본 전제는 행위분류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각 행위의 정의가 구체적이어야 하며 의학적 특성이 반영돼야 한다"며 세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이 뒷받침되면 현 패밀리 분류에 대한 검증 및 재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후 빈도가 많으며 쉽게 알 수 있고, 중간값에 해당하는 행위를 참조행위로 선정해 점수산정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참조행위는 미국 CPT(표준의료행위코드)와 매칭 가능하도록 만들어 객관적인 자료로 사용되게끔 해야 한다고 했다.
3차 개편의 핵심이 될 진찰료 개편에도 정책적 보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행위별 수가제도 하에서 상대가치제도는 신의료기술을 많이 도입할 수 있는 전문과에 유리한 제도"라며 "진찰료 밖에 없는 일차의료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진찰료 수가 조정이나 수가 신설 등을 통해 일차의료에 유리한 수가를 정책적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가 신설은 예방진료나 만성질환관리 수가가 해당될 것이며 미국처럼 진찰료 세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진찰료의 시간이나 강도를 단순비교해서 개편해서는 안 된다"라며 "진찰은 의사의 무형적 사고와 판단, 선택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문적 고유 업무다. 이렇게 의미심장함에도 실제 임상에서는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진찰이 가지는 가치를 반영한 점수 산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그는 동료평가 위원회 개선을 통한 엄격한 운영, 전문과별 상대가치 전문위원제도 도입 및 패널병원 운영을 통한 대표성 검증 등을 제시하며 3차 개편은 의료계 의견을 폭넓게 반영한 합리적 개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