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적정수가'에 기존수가는 해당 없다는 복지부

대통령 '적정수가'에 기존수가는 해당 없다는 복지부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7.09.0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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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관계자, 시도의사회장 회의서 밝혀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의사에 대한 배려 없다"

 ▲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위한 재정 추계에 기존 수가의 적정화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에 기존 의료수가 인상 계획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발언이 보건복지부 공무원에게서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나 '적정 수가'를 약속했지만, 정책 실무 단위에선 적정 수가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어서 의료계 반발이 예상된다.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3일 기자회견을 하고, 2일 대전 모처에서 열린 의협 시도의사회장 회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과 보건복지부 정책관, 국장, 과장 등 실무자 9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날 회의는 정부가 의료계를 설득하려고 마련한 게 아니라 의협이 요구한 자리였다. 보장성 강화 방안의 정확한 실상과 모호한 부분을 알기 위해, 시도의사회장들이 직접 질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회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의 답변 속에) 의사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수가를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더니, 예비급여로 가면서 관행수가를 결정할 때 과거 CT처럼 30~40%씩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다. 논의를 거쳐 최소한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

특히 "기존 수가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거기에 대해서는 이번 재정 추계에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기존 수가는) '내년도 수가 협상이나 상대가치 점수 개편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 기존 수가는 그대로 두고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나"고 지적했다.

복지부 답변은 기존 수가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에 수십조 원의 적립금이 있었지만, 그동안 수가를 얼마나 올렸나. 향후 재정 추계를 보니 평균 수가 인상률을 2%로 추계하더라. 이번에 건강보험료율이 2.04%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것 가지고는 상대가치 점수 개편 때 올려줄 게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보건복지부는 '원가 계산'을 해보자고 하더라. 그러자 모 시도의사회장님이 '원가 계산하다 몇십 년 지나가겠다'며 어이없어하시더라"라며 "(정부는) 적정수가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 말은 의사의 한 달 수입을 국민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은 결국 급여 관리를 강화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추계한 30.6조 원 가운데 23조 원은 이미 3대 비급여 보장성 강화 등을 위해 투입기로 한 것이고, 신규 투자는 약 6조 5000억 원에 불과하다. 보험료, 국고 보조금 인상 없이 그 재원으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은 결국 모든 의료행위를 급여권에 넣어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계속 비밀 논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심평원이 할 수 있는 것은 재정 절감, 즉 '삭감' 강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적 해결이 최선이라는 개인적 소견도 밝혔다. 김 회장은 "의협 집행부는 투쟁과 협상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이 문제는 결국 정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부적으론 회원의 단합과 협력이 필요하다. 16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냉정하고 분명하게 회원들의 생각과 의견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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