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환자, 치료 수단 있지만 비싸 못쓴다"

"1형 당뇨환자, 치료 수단 있지만 비싸 못쓴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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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국회서 인슐린펌프 등 첨단기기 도입·급여화 호소
복지부 "인슐린펌프 급여·수가 검토...소모품 급여 확대 계획"

▲ 당뇨병환자들과 국회의원들이 국회 토론회를 통해 혈당 관리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첨단기기가 있지만 국내에 도입되지 않고, 해외에서 구매해 사용하기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해당 기기 도입과 급여화를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일부 환자들의 요구를 이해한다며 일부 기기 급여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소모품 급여 확대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당뇨환자에 필수 소모성 재료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 등 보장성 강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당뇨병 건보 보장률이 확대되고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지원이 시작되는 등 보장성이 일부 확대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급여 범위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첨단기기인 원격모니터링시스템과 인슐린펌프 등에 대한 도입과 급여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공동주최로 '당뇨병환자 치료 지원과 보장성 확대를 위한 제10차 국회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은 비급여 전면 급여화로 대변되는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에 기대를 보이면서, 당뇨병환자에 대한 급여 확대를 호소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1형 당뇨병환자 소모성 재료에 대한 연간 150억원 지원 결정, 니들(needle) 등 지원 대상 소모성 재료의 확대, 2015년 당뇨병 중기 보장성 확대계획 발표, 임신성 당뇨병에 대한 지원 시작, 교육 수가 인정 검토 등 보장성 강화에 진전이 있었지만, 정착 환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건보 보장 범위가 기존 치료 및 관리비용 일부에 한정되고, 150억원 스트립(검사지) 지원 사업도 실제 지원액은 책정 예산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무는 상황을 반영한 발언이었다.

이어 "1형 당뇨병환자는 일생 급격한 혈당의 등락, 저혈당 위험, 경제적 부담에 노출되는 등 보장성 확대가 절실하다"면서 "치료 수단은 있지만, 접근성은 매우 낮은 1형 당뇨병환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보험 급여가 시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1형 당뇨병은 건강 증진 등을 통한 사전 예방 수단조차 없기 때문에 건보 등을 통한 치료비 지원이 1형 당뇨병 대응을 위한 국가적 시스템의 근간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호소했다.

신충호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당뇨병교실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인슐린펌프 사용 활성화를 위한 급여화를 제안했다.

신 교수는 "CGM,특히 실시간 CGM은 당화혈색소를 낮추지만, 심한 새벽 저혈당을 예방하지 못한다. 그러나 알람 기능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나 보호자가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일반 인슐린펌프는 다회 주사에 비해 당화혈색소를 약간 낮추지만 저혈당 빈도가 증가한다. CGM을 함께 사용하면 당화혈색소를 낮은 상태로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며 저혈당 노출을 줄일 수 있다"며 급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Smart Guard 기능의 인슐린펌프는 심한 저혈당을 어느 정도 예방하면서도 당화혈색소를 일반 인슐린펌프만큼 유지할 수 있으며, 이런 효과는 CGM과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높은 성인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원종철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CGM과 인슐린펌프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분명한 이득이 있다"며 "특히 1형 당뇨병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을 통한 건강한 삶과 여명을 영유할 수 있다. 이렇듯 의학적·보건학적으로 명백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급여화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구민정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 당뇨병교육간호사는 "1형 당뇨병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후부터 환아와 가족은 매일 여러 번의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사를 하면서 음식 섭취량이나 활동량, 컨디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혈당을 조절하기 위한 전쟁과도 같은 생활을 하게 되며, 경제적 부담까지 짊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개인용 CGM의 장점은 혈당 조절이 쉬우며 혈당 측정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며, CGM과 연동되는 인슐린펌프는 CGM의 장점과 인슐린펌프의 장점이 합래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서 "주사횟수를 줄이고,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을 수 있으며 필요한 인슐린 용량을 인슐린펌프가 계산해주고 일상생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센서와 연동돼 저혈당을 예방, 특히 심한 저혈당을 예방해 안전하게 혈당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형 당뇨병환자들에게 개인용 CGM과 센서연동형 인슐린펌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신 기기의 수입이 빨리 되도록 허가 등의 절차를 개선하고 급여화해 환자가 경제적 부담 없이 안전하게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1형 당뇨병환자 아들을 둔 이수 씨는 "연속 혈당 측정기가 외국에 있지만, 한국에 출시되지 않아 해외 커뮤니티를 통해서 어렵게 구했다. 완전히 신세계였다.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니 음식에 대한 제약이 없어졌고 주사에 대한 시선에서 자유로워졌다. 아이의 삶이 달라졌다"면서 "그러나 기기 구입비 및 소모품 비용을 장기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다른 환자에게 맘껏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국가적으로도 합병증이 오기 전에 지원해 주는 것이 예산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더 많은 당뇨인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혈당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이런 기기의 소모품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는 인슐린펌프 등 일부 첨단기기 급여화와 수가, 관리체계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소모품 급여 확대 계획도 있다고 화답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말씀하신 부분 공감한다. 나도 1형 당뇨병환자고, 혈당 측정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불량 환자다. 환자 부모 고통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은 급여화 필요하다고 본다"고 공감했다.

이어 "인슐린펌프 등 일부 기기의 급여화를 검토하고 있다. 적응증, 수가 수준, 관리체계 등을 보건복지부 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모품 급여 확대 계획과 당뇨병환자 교육 프로그램 급여화에 대해서도 당뇨병학회와 깊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문재인 케어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 급여화가 포함됐다. 나처럼 약 먹고 혈당 조절이 잘 되는 사람이 굳이 할 필요는 없지만,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예비급여 등을 통해서 4000개 정도의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를 검토하고 있다. 검토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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