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시작부터 의사진행발언 통해 '격돌'
"문 정부 방송장악 시도" vs "박 정부 방송장악 모르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가 시작부터 파행했다.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해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던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보이콧을 철회하고 국감장에 복귀하면서 상복 차림을 한 것이 국감 파행의 불씨가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31일 오전 보건복지부 종합감사장에 검은 넥타이를 매는 등 상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또한 국감장에 설치된 노트북 앞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는 문구를 붙이고 국감을 진행하려 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고 불참한 한국당 의원들의 사과와 노트북 앞에 게시한 문구를 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 저지를 위한 당론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제1야당의 책무라며 사과와 문구를 떼는 것을 거부했다.
양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 통한 책임 공방이 이어지마, 다른 당 의원들이 중재에 나섰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안을 다루는 상임위원회다. 정당의 정치 싸움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여야가 협의해 빨리 국민의 삶으로 들어가자"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위원회 현장시찰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빠져나간 것, 상복 차림으로 국감장에 나온 것 모두 유감스럽다. 누가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사적으로 방송장악을 해왔는지는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면서 "여당도 한국당에 국감 보이콧 사과와 노트북 문구 떼라고 요구하면서 국감을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역시 조속한 국감 개시를 요청했다. 박 의원 "나도 여당 의원 시절 야당의 피켓 시위 겪어 봤다. 거슬렸다"면서 "(한국당이) 이왕 붙인 것이니까 여당이 참고 국감을 빨리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상복 차림으로 국감장에 나타난 것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국감장은 한국당 의원총회장이 아니다"면서 "솔직히 한국당 의원들에게 피켓 떼라고 하고 싶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방송장악에 대해) 오히려 반성하고, 정부의 개선 시도에 협조해도 부족할 판에 상임위원회에 상복 차림으로 나타난 것은 정도가 심하다. 국가에 대 변고라도 생겼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중재 노력에도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자,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이후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한국당 의원들의 상복 차림과 노트북 앞 문구를 유지한 채 국감을 속개하기로 합의해, 국감은 속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