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침으로 환자 사망했는데, 오히려 현대의약품 사용 웬말?
"에피네프린 운운 말고 경희대 한의대서 개발한 북소리나 울려라"
대한의원협회가 최근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은 환자가 아나필락시스에 의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한의사들은 봉침 치료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사망 사건을 계기로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과 같은 쇼크 치료제를 사용하겠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문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봉침은 벌침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는 금기로, 사전에 알레르기 반응 검사가 수반돼야 하는 치료이고, 쇼크를 대비해 사전에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방이라는 학문의 한계상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사전검사의 개념이 없고,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방법이 전혀 없다"며 "한방은 봉침과 같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치료는 애초에 시행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대한한의사협회는 자신의 학문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과 같은 쇼크 치료제를 사용하겠다고 주장해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의원협회는 동의보감에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내용이 있는지, 그리고 동보보감에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이라는 치료제가 나오는지 되물었다.
그러면서 "설령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제가 있다고 가정한다해도 투여용량이나 방법을 제대로 아는지, 아나필락시스가 단순히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제만 있다고 해서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의원협회는 지난 2015년 경희대 한의대 연구진이 벌에 쏘인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을 때 북소리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언급했다.
이 연구를 통해 경희대 연구진은 북소리가 급성 쇼크사와 저혈압의 원인인 히스타민의 분비를 억제하고, 심장박동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 심장박동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봉침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해 환자에게 피해를 줬다면, 자신의 학문적 한계를 인정하고 봉침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의료인의 자세"라고 거듭 밝히면서 "배운 적도 없고 사용한 적도 없는, 그리고 투여용량이나 투여방법조차 모르는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제와 같은 현대의학의 의약품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환자를 마루타 같은 실험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고, 또한 한방이라는 학문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의원협회는 "한의사들이 현대의약품을 사용하려면, 한의학을 포기하고 다시 현대의학을 공부하라"며 "만약 한의학을 포기하기 싫으면 에피네프린 운운하지 말고 경희대 연구진이 개발한 북소리나 울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