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 도구로 이용…한의학 근거부터 밝혀야
의료계 내부 의견 수렴·공론화 거쳐 일원화 입장 도출 후 논의
8월 31일 열린 의한정협의체 회의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5일 "한방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전제하지 않은 의한정협의체는 불필요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병원의사협의회는 "한방과의 일원화 논의는 아직까지도 의료계 내부에서 근본적인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의료계 내부 의견도 정리되지 않은 사안을 의한정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만약 의료일원화를 한방의 의과의료기기 사용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면 이는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의료일원화 논의는 자칫 잘못하면 한의사들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의 빌미를 제공해 줄 수도 있고, 아직까지도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를 학문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 병원의사협의회는 "의료계 내부 의견 수렴 및 공론화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결론이 도출이 된 이후에 정부나 한의계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사들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전제조건도 언급했다.
"한의사들은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려면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부터 증명해야 한다"고 전제한 병원의사협의회는 "한의학은 아직까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의과의료기기와 한의학과의 학문적 관련성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과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한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
병원의사협의회는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지킬 의무가 있고 그 의무에는 국민에게 행해지는 의료 행위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관리도 포함돼 있다"면서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은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국가의 직무유기라"라고 비판했다.
병원의사협의회는 "한방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 논의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의한정협의체는 불필요하다"면서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 작업에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