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9편의 논문 검색…총 48건 아나필락시스 발생 보고 확인
바른의료연구소, "봉독 약침술 당장 금지할 것" 보건복지부에 촉구
한의계 학술지에도 봉독 약침에 의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발생을 보고한 논문이 수두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부작용 발생을 보고한 논문은 대부분 한방병원의 것만 포함됐을 뿐 한의원에서 봉독 약침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보고는 확인이 되지 않아 심각성이 매우 컸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국내외 논문검색을 통해 봉독 약침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발생을 보고한 9편(6편은 한의계 학술지, 3편은 의학 학술지 게재)의 논문을 찾아 안전성을 살폈다. 9편의 논문검색 결과, 총 48건의 아나필락시스가 보고된 것을 확인했다.
9편의 논문 중 6편은 한의계 학술지에 게재됐는데, 저자 소속이 모두 대학 소속의 한방병원이었다. 또 한의원에서 봉독 약침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발생을 보고한 한의계 논문은 한 편도 없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부천 모 한의원 사건(허리통증으로 봉독 약침을 맞던 30대 여교사가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사망한 사건)의 경우처럼 한의원에서 시술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한 사례가 꽤 있을 것인데, 학술지에 보고하지 않아 한의원에서의 현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한방병원의 경우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대부분 동일 재단의 의과대학병원에 바로 이송해 치료받도록 했을 것"이라며 "봉독 약침 시술 후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해 의료기관으로 전원 된 환자 대부분은 한의원에서 발생한 아나필락시스 사례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3편의 의학 학술지에 보고된 아나필락시스 사례가 전체의 60%(29건)나 된 것을 보면, 보고되지 않은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논문에 보고된 아나필락시스 사례 중에는 저혈압·호흡곤란 등의 쇼크 상태에까지 빠져 바로 동일 재단 의료기관이나 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지 않았다면 사망했을 경우가 꽤 있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한의계는 민간에서 벌침을 맞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자신들은 봉독을 추출해 정제한 봉독 약침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해왔는데, 학술지에 게재된 증례보고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5년 5월 PLOS ONE 학술지에 게재된 봉독 치료 위험성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 논문도 소개했다.
논문 저자들은 봉독 치료의 부작용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중증 부작용의 발생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봉독 치료 부작용의 유병률과 속성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결과 봉독 약침 시술 군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생리식염수 대조군보다 무려 3.61배나 높게 나왔다. 저자들 역시 봉독 약침과 관련된 부작용 건수가 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이 논문이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연구비를 지원해 작성됐고, 5명의 저자 중 3명이 한국한의학연구원 소속이라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이 연구 결과는 해외 주요 언론매체에서 봉독 약침의 부작용이 흔하고 심각하니 맞지 말아야 한다는 주요 근거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논문검색결과 아직까지 확실하게 봉독 약침의 효과가 입증된 질환은 없었다"며 "보건복지부에 신청한 봉독 약침의 안전성 대책에 대한 민원답변 내용에 따라 향후 대응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봉독 약침술을 당장 금지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