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 자디앙·AZ 포시가, CVOT 결과 바탕으로 심부전 적응증 확대 모색
"당뇨 없는 심혈관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적응증 확대 확인할 것"
당뇨치료제 계열 SGLT-2 억제제가 영역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다수의 임상에서 나타난 효과를 비당뇨 적응증 확대로 이어가려는 것. 특히 치료제 옵션이 부족한 심부전에서는 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BI)와 아스트라제네카(AZ) 등 SGLT-2 억제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이 심부전 치료제 적응증을 얻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BI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과 AZ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은 각각 심혈관계 안전성(CVOT) 임상시험에서 심부전에 대한 혜택을 확인했다.
심부전은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심박출계수가 줄어드는 심부전은 여러 치료제가 출시돼 있지만, 심박출계수가 유지된 심부전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자디앙은 EMPA-REG 임상에서 심혈관계 사망 발생의 상대적 위험 38% 감소와 심부전 입원 위험 35% 감소 결과로 주목을 끌었다. 이를 기반으로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들의 치료제로 자디앙을 개발하는 임상연구 EMPEROR 연구를 시작한 것.
BI는 심부전 임상을 EMPEROR-Reduced와 EMPEROR-Preserved, 2개의 임상 3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RCT로 진행되는 이번 연구는 심부전 증상의 환자에게 자디앙 10mg, 1일 1회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EMPEROR-Reduced 연구는 좌심실 박축률(LVEF)이 40% 이하인 만성 심부전 환자들과 NT-proBNP 수치가 상승된 다음의 환자들을 포함한다. 36~40%·31~35%·30%이하·40% 이하 1년내 심부전 진단자 등 4개 군으로 진행된다.
EMPEROR-Preserved 연구는 LVEF이 40%을 초과하는 심박출계수가 유지되는 만성 심부전 환자들이 참여한다.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NT-proBNP 수치가 300 pg/ml을 초과하는 환자, 심방세동 환자가 아닌 경우 NT-proBNP 수치가 900 pg/ml을 초과하는 환자, 6개월 이내에 구조적 심장질환을 진단 받거나 12개월 이내에 심부전에 의한 입원 기록이 있는 환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두 연구의 복합 일차 평가변수는 심혈관 사망 또는 심부전에 의한 입원이 최초로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이며, 심부전에 의한 입원 발생 및 재발·기저치 대비 eGFR 수치의 변화 등이 이차 평가변수로 구성돼 있다.
최근 내한한 BI 심혈관대사질환 연구 글로벌 총괄책임자인 마이클 마크 박사는 기자들과 만나 "EMPEROR을 통해 당뇨가 없는 심혈관계 환자에게도 엠파글리플로진이 혜택을 줄 것인지 확인할 계획이다.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뇨약으로서 SGLT-2 억제제 계열의 경쟁자인 AZ도 움직이고 있다.
AZ는 지난 11월 포시가의 CVOT 연구인 DECLARE 결과를 공개했다. AZ에 따르면 포시가를 복용한 환자들은 위약 대비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17%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DECLARE의 경우 심혈관계 고위험군으로만 구성됐던 EMPA-REG과 달리 저위험군 환자도 상당수 포함된 연구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해당 결과는 고위험군과 심혈관계 기왕력이 있는 환자군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AZ는 DECLARE 결과에 앞서 별도의 비당뇨 환자 대상 심부전 혜택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Dapa-HF로 불리는 이 임상은 내년 4월 임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총 4744명이 참여한 이 임상은 복합 평가 일차변수로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또는 급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보고 있다. 포시가군과 위약군은 10mg 혹은 5mg를 1일 1회 복용하고 있다.
CVOT 연구가 늦었던 AZ가 심부전 적응증 확대 임상은 일찍 시작한 만큼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