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45% 홍역' 이의경 처장, 해명 '팩트-체크'

'OECD 45% 홍역' 이의경 처장, 해명 '팩트-체크'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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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 신임 처장, 업무보고 해명 불충분
다국적 제약사가 악용할 줄 몰랐다?

이의경 신임 식약처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의경 신임 식약처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의경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과거 친 제약사 성향 연구보고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의경 처장은 해당 연구보고서 논란을 해명하고 나섰지만, 충분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2019년 식약처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의경 처장 취임 3일만이었다.

이날 업무보고는 청문회를 방불케했다. 여야를 불문한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가 이어진 것. 특히 과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발주로 이뤄진 국내외 약가비교 연구보고서는 자격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의경 처장은 성균관약대 교수 시절인 2014년 '우리나라와 OECD 국가의 약가수준 비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내 신약 약가가 OECD 평균의 45%에 불과하며 구매력평가지표(PPP)를 적용하더라도 60% 수준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국과 비교해 국내 약가가 현저히 낮아 ▲다국적제약사 국내 진입 기피로 환자 접근성 저하 ▲신약 가치 하락으로 연구개발 동력 상실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OECD 평균의 45%'로 대표되는 이 자료는 KRPIA와 개별 다국적제약사가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실제로 2017년 KRPIA 연간보고서에도 해당 내용이 적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아비 벤쇼산 KRPIA 회장(한국MSD 대표이사)에게 "2017년 고대 최상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외국과 국내의 약가수준 비교는 실제가격 확인이 불가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결론낸 바 있다"며 "KRPIA의 'OECD 평균의 45%' 주장 객관화는 환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OECD 평균의 45%' 주장이 나온 연구의 대표자가 바로 이의경 처장이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기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의경 처장의 연구 논문을 인용한 바 있다"며 "해당 연구 결과를 보면 국내 등재신약 가격이 OECD의 가장 낮은 공급가격 수준으로 평균 45%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 또한 "처장은 여전히 국내 신약 가격이 OECD 평균의 45% 수준이라고 여기느냐"고 따져 물으며 "심평원 연구에서 해외 실거래가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냈음에도 다국적제약사는 KRPIA 보고서를 근거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연구용역 세부내용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KRPIA 쪽에 유리한 연구결과가 도출됐다면 처장 자격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의경 처장은 해당 논란에 대해 ▲보험약 2만여개 중 222개에 대한 연구일 뿐 ▲학술적 의도로 시작한 연구로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이용된 것 ▲약가 보정 방법론은 연구자에 따라 다를 수 있음 등으로 해명했다.

해당 연구보고서의 조사방법을 살펴보면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신약을 조사대상 약제로 선정했다. 결국 신약에 대한 약가 비교다.

연구결과의 등재율을 보면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신약 가운데 선별등재제도 시행전 전체 품목의 92.5%, 선별등재제도 시행후 전체 품목의 73.6%가 연구에 포함됐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처장이 밝힌 "마치 결과가 모든 약가를 대변하는 것처럼 오도"라는 말이 해명으로 부족한 이유다.

또 이의경 처장은 지난해 또다시 KRPIA 연구용역을 받아 약가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최종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결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학술적 의도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에 이용돼 안타깝다"는 이의경 처장의 발언에 진의를 의심하게 한다.

끝으로 "약가 보정 방법론은 연구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해명에도 문제가 있다.

이의경 처장은 보고서에서 소매가 가격 보정율(인하율)을 일괄적으로 10%, 20%, 30%로 적용했다.

그런데 보고서 어디에도 일괄적으로 선택한 보정율(인하율)에 관한 근거가 없다. 각국의 제도에 따라 인하율이 천차만별인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의아한 부분이다. 실제로 몇몇 국가의 할인율은 60∼70%에 달한다고 알려져있다.

이의경 처장의 추가적인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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