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 정기총회서 회원 단합 통한 투쟁 강조
의협 중앙회 회비 납부방식 변경 의안 채택…의협 정총서 발의
"정부는 의사를 의료정책의 파트너가 아닌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사의 동의없이 어떤 의료정책도 펼칠 수 없도록 투쟁해야 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장은 26일 열린 제3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의료계가 처한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투쟁을 위한 단합을 강조한 것.
양동호 회장은 "봄이 왔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다. 지난 한 해 문재인 케어는 골격을 갖춰가는 모양새지만 회원들은 더욱더 힘든 상황"이라며 "2017년 정부가 약속한 수가정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노력 또한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의협이 제시한 진찰료 인상에 정부의 대답은 재정적 이유를 든 거절이었다"며 "재정악화를 이야기하면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성질환관리제와 커뮤니티케어는 강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잇따라 처참한 사건이 발생한 진료환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양 회장은 "작년 여름 익산 응급실을 시작으로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국립의료원 윤한덕 응급의료센터장, 인천길병원 전공의 사건 등에 이어 최근 오물투척 사건까지 불거졌다"며 "의료계의 현주소"라고 개탄했다.
양 회장은 "정부는 주당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의료인만은 주당 88시간 근무를 강요받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30% 이상은 88시간이 넘도록 근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총회에서 참석한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부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의료계가 처한 난제 해결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며 "의협은 대정부 투쟁으로 국면을 전환했다. 2만 2000여명이 참여한 설문에서도 투쟁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위원회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투쟁을 하겠다. 회원 전체의 단결만 있다면 수가정상화,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등 핵심과제를 반드시 성취하겠다"며 "이제는 행동이 필요한 단계다. 모든 회원과 대동단결해 목표를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총회장을 방문한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광주 북구갑) 또한 "우리나라만큼 국민에게 싼값에 좋은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 이면에 의사들의 희생이 있다"며 "이제는 의사들이 버텨낼 임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계란 얻으려다 닭을 잡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본회의에서는 의협 중앙회에 제시할 의안으로 ▲의협회비 집단 부과 방식 도입 ▲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허용 저지 ▲일차 의료기관 활성화를 위한 의료전단체계 확립 ▲사무장병원 근절 ▲상근 전문정책단 신설 ▲의료수가 정상화 등 6가지를 채택했다.
관심을 끈 의안은 사업·예결분과에서 제안한 의협 중앙회 회비 납부방식 변경 건이다. 현재의 16개 시도의사회가 소속 의사회별로 수납 후 중앙회에 납부하는 방식을 각 시도별 의사 수와 인구비율에 따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각 시도별 회비 납부율 차가 커 높은 지역에서는 상대적 부담이 크다는 것. 납부율이 낮은 지역의 회비 수납 독려 요인도 현재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는 6가지 의안을 모두 통과시켰으며 내달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안건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의원 자격에 직전 3개년도 회비 완납 조건을 추가한 회칙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한편, 대의원회는 올해 예산으로 4억 6285만원을 의결했다. 전년 예산액 대비 소폭 증가한 규모지만 결산액과 비교했을 때 1100만원 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