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여러 얼굴;당뇨약인가 심장약인가?' 토론회
순환기·내분비, 심장약 가치 공감…비당뇨 환자 대상 데이터 기대
순환기 전문가들이 당뇨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들이 잇따라 심혈관계 질환(CVD) 혜택을 입증하면서 치료제로까지 발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춘계 심혈관 통합학술대회에서 'SGLT-2 억제제의 여러 얼굴-당뇨약인가 심장약인가?'를 주제로 토론 세션을 마련했다.
이번 토론회는 당뇨 전문가와 심장 전문가가 두루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결론이 어려운 주제인 만큼 결국 향후 나올 임상 데이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보였다.
우선 진상만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과)가 SGLT-2 억제제에 대한 당뇨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진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는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서 심혈관 혜택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심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종영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가 발표했다.
이 교수는 "여러 심혈관계 영향연구(CVOT) 연구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는 ASCVD 환자의 심근경색 및 심혈관계(CV) 사망에 대한 위험을 낮췄다. ASCVD 환자가 아니더라도 심부전이나 만성신장질환(CKD)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타틴·아스피린 등의 단점을 감안할 때 SGLT-2 억제제가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가 심장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 간접적 효과로 작용해 CVD 혜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토론에서 조상호 한림의대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는 "당뇨약을 테스트하다가 우연찮게 CVD 혜택에 대한 결과를 얻었다. 현상을 갖고 근본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상황"면서도 "케톤(ketone) 증가 등 간접적 효과로 인한 CVD 혜택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김성래 가톨릭의대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또한 "혈당뿐 아니라 체중·BP 감소 등 SGLT-2 억제제의 기전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CVD 혜택의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양한모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SGLT-2 억제제의 심장약 사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SGLT-2 억제제가 당뇨약으로 개발됐지만, 적응증이 확장돼 심장약 사용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플로어에서 이우제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SGLT-2 억제제가 심장약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본다. 다만 아직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게는 데이터가 없다"면서 "그때까지는 부작용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서 사용해야 한다. 특히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환자에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