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부실 계획안 졸속 심의...민주적 절차 무시"
"서면심의 책임 물을 것...거수기 건정심 거듭나야"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서면심의로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안)을 합의하려는 보건복지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의협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소요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없는 건보 종합계획안을 서면심의라는 부실한 절차로 의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지난 12일 열린 건정심에 보건복지부가 건보 계획안을 올려 의결하려 하자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국민건강과 의료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책을 서면심의라는 형식적 절차를 통해 결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의협을 비롯해 건정심 가입자 측 위원마저 건보 계획안의 부실 심의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결국 종합계획안 심의는 이날 보류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건보 종합계획안 졸속 심의라는 비판도 아랑곳 않고 22일부터 서면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의협은 소요재정 대책이 없는 건보 종합계획안은 물론 비민주적 서면심의 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문제를 삼고 나섰다.
의협은 "사회적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면심의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혼자 걸어가겠다는 오기를 부리고 있다"고 있다고 질타했다.
건보 종합계획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여러 차례 간담회와 공청회를 개최했다는 보건복지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이라면 다양한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겨야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계획안에는 다양한 목소리는 없고 보건복지부의 목소리만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의협은 "국민과 의료계의 제대로 된 의견 수렴도 하지 않고, 공허한 정부의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면서 "진정한 국민주권 시대를 지향한다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 폭거를 저지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담은 제대로 된 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획안을 철회하지 않고 서면심의라는 요식적인 절차를 통해 확정한다면 이를 보건복지부의 만행으로 규정하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의협은 "계획안에 대한 건정심 위원의 찬반 의견을 공개해 건정심이 정부의 거수기가 아니라 책임 있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촉구한 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올바른 건강보험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건정심의 역할 및 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