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성명 "대한민국 필수의료 공백 심각해질 것"
"의사에게 100% 요구하는 사회…방어진료 양산" 경고
외과 개원가가 최근 산부인과 의사 법정 구속 사건에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외과의사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의료 분야에서 사회가 완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고의성 없는 불행한 결과에 대한 실형선고는 의료계의 위축과 장기적으로는 의료 인프라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과의사회는 "의료와 관련된 사건에는 정밀한 원인 분석을 통한 재발 방지 노력보다는 으레 의사에게 잘못을 돌리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지금과 같은 현실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의 필수의료 공백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6년 5월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반조기박리에 의한 과다출혈로 산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지방법원은 6월 27일 무죄를 선고했던 1심을 뒤집고 의료진의 부주의에 의한 의료과실로 인해 산모가 사망했다며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했다. 산부인과의사는 금고 8개월로 전격 법정 구속됐고, 분만 담당 간호사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외과의사회는 "태반조기박리는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태반과 자궁벽 사이에 피가 고이는 은폐형 태반조기박리 출혈은 진단 자체가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도 힘들다"면서 "의사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진료행위에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으로 잘못된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이어진 불행한 결과에 대한 의사 실형 선고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방어진료'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외과의사회는 "2017년 4월 7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자궁내 태아사망에 대해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2018년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 구속 및 성남의사 구속사건이 있었다"며 "일련의 사건들은 의료계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의사에게 100%를 요구하는 사회의 분위기는 의료계의 현실적 덕목을 방어진료로 바꾸어 놨다"고 성토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지난 10년간 50% 이상의 분만 기관이 폐업했다. 산부인과의 폐업 가속화는 60여 개 시·군·구가 분만 의료기관이 없어 고통을 받는 현실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외과의사회는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의 이번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규탄을 적극 지지한다"며 "대한민국의 의료를 살리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전 의료계와 함께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