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SNS 흑역사 누군가는 알고 있다"

"당신의 SNS 흑역사 누군가는 알고 있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9.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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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활용하더라도 환자 비밀 보장·개인정보 보호 등 고심해야
김정아 이화의대 교수 "의사 '정체성' 환자 고통 보호에 있어"

SNS는 실시간으로 모든 대중에게 노출되며, 개방성·연결성·투명성·비공식성·복제가능성·즉각성·예측 불가성 등의 특성이 있다. [사진=pixabay]
SNS는 실시간으로 모든 대중에게 노출되며, 개방성·연결성·투명성·비공식성·복제가능성·즉각성·예측 불가성 등의 특성이 있다. [사진=pixabay]

"고용주나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당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살펴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김정아 이화의대 조교수(의학교육학교실)는 2일 의료윤리연구회 출범 10주년 월례모임에서 'SNS 상에서의 의료윤리' 주제강연을 통해 "SNS를 활용하는 의사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SNS 흑역사를 살펴볼 수 있음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면서 "(SNS에 올린 글로 인해)의료전문가의 명성에 누가 되거나 대중의 신뢰를 잃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를 맡은 김정아 교수는 반유화 원장(연세필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함께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의료전문직으로서의 품위 유지'라는 논문을 2018년 한국의료윤리학회지에 발표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대한의사협회 의사 소셜 미디어 가이드라인 개발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의사들의 SNS 행위는 환자와 동료 의료인은 물론 모든 대중에게 노출되고 있고, 개방성·연결성·투명성·비공식성·복제가능성·즉각성·예측 불가성 등과 더불어 공사 영역 구분의 모호성으로 인해 개인뿐 아니라 의료전문직 집단의 신뢰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SNS의 예측불가성과 통제 불가능한 영향력, 공적, 직업적 영역과 사적, 개인적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진다는 특성은 의학전문직업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고전적인 의료윤리 규범인 △환자의 비밀을 유지할 의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할 의무 △환자와의 적절한 경계를 유지할 의무 △정확하지 않은 정보 게시를 삼갈 의무 등을 온라인 공간으로 연장하고, 의료인의 덕목인 신뢰 및 절제와 자기 이익을 뒤로 하고 환자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며 의료윤리의 기본에 무게를 뒀다.

김정아 이화의대 조교수(의학교육학교실)가 2일 의료윤리연구회 출범 10주년 월례모임에서 'SNS 상에서의 의료윤리'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정아 이화의대 조교수(의학교육학교실)가 2일 의료윤리연구회 출범 10주년 월례모임에서 'SNS 상에서의 의료윤리'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하지만 개방적이고, 연결성이 있어 통제되지 않는 SNS의 특성으로 인해 '직무윤리'가 적용되는 '진료실 공간'과 '개인윤리'가 적용되는 '사적 공간'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새로운 개념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의협은 의사회원의 SNS 활용과 관련, 2017년 의사윤리지침 제6조(품위 유지의 의무)에 "의사는 의료 행위뿐 아니라, 인터넷, 소셜미디어, 저서, 방송 활동 등을 통한 언행에 있어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김 교수는 의협은 SNS에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미국의사협회(AMA)·세계의사회(WMA)·영국의학협회(GMC) 등이 제안한 ▲의학전문직업성과 신뢰 유지(의사는 온라인 게시물로 인해 의료 전문가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으며, 의료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잃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의사·환자 관계와 전문직적 경계(인터넷 상에서 환자와 상호 작용하는 경우 전문직 윤리지침에 따라 적절한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 ▲개인의 비밀 보호(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규정과 지침을 알고 있어야 하며, 식별 가능한 환자 정보를 게시할 수 없도록 보장해야 한다) ▲정보의 적절성과 근거 중심의 정보 공유(SNS에 게재된 전문적인 정보가 정확하고 적절하지 않은 경우 이를 지적하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료간 커뮤니케이션(동료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전문성에 바탕을 둔 상호 존중과 근거 중심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교육(의학교육자·의학교육기관은 적절한 SNS 사례 연구와 사용지침, 교육 프로그램을 피교육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등에 관해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의사의 정체성은 환자의 고통을 보호하는 데 있다"면서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거짓 의료정보가 인터넷과 SNS를 통해 난무하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좋은 포스팅에 참여하는 의사회원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SNS 게시물이 타인의 고통을 전시하고, 의료인의 품위를 손상하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김 교수는 "SNS 활용에 있어서도 환자의 비밀 유지, 환자의 프라이버시 존중, 의사-환자 간의 적절한 경계 유지, 학문적 진실성과 같은 다양한 윤리적 규범이 마땅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2010년 개원의를 중심으로 의료윤리에 대해 살펴보자며 결성한 학습모임에서 출발했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의협신문
의료윤리연구회는 2010년 개원의를 중심으로 의료윤리에 대해 살펴보자며 결성한 학습모임에서 출발했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의협신문

한편, 의료윤리연구회는 하반기 월례모임 주제를 '의학전문직업성과 면허관리'로 정하고 ▲10월 7일=의사들의 전문직업성, 어떻게 지킬 것인가?(박정율 의협 부회장·고대의대 신경외과) ▲11월 4일=면허관리, 의협이 나아갈 길(정성균 의협 총무이사) ▲12월 2일=의학전문직업성을 위한 의료정책의 방향(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등의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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