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능 반발 무마 미봉책…안전성·유효성 확보가 먼저
한약재규격품제도·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부실 드러나
"첩약 급여화는 안전성·유효성 확보가 먼저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하반기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강행 방침을 밝힌 가운데 대한약사회가 21일 입장문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약사회는 먼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내용을 언급하며 첩약의 안전성·유효성에 문제는 어떤 것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박 장관은 "첩약 급여는 일단 유효성·안전성·경제성 등이 확보된 후 논의될 것이며, 졸속하게 추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장관 발언 이후 지난 16일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강행 발표때까지 유효성·안전성에 대한 어떠한 개선 노력도 찾을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확보를 뒤로 미루겠다는 결정은 최소한의 원칙을 저버리는 행위로서 수용할 수 없다"고 통박했다.
보건복지부의 안일한 대응에도 우려를 표했다.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첩약의 안전성은 원료가 되는 한약재의 규격품 사용제도로 해결됐고, 유효성은 선행 연구인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을 중심으로 담보되고 있다. 문제점은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보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회는 "한약재규격품사용제도 허점으로 불량 한약재의 무분별한 유통과 한약재 회수·폐기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근거 미비와 한계점 노출 등 부실함이 드러났다"며 "보건복지부는 이미 드러난 여러가지 문제점을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등이 공언한 안정성·유효성 우선 확보를 뒤로한 채 시범사업을 추진할만치 시급성이 있는지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약사회는 다른 직능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약국·한약국 등의 시범사업 참여 방안은 전형적인 졸속 정책이라고 규정하고, 보건복지부는 첩약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확보를 통해 국민 신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