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 확진자 입원 '58일째'…치료 길어지는 이유는?

31번 확진자 입원 '58일째'…치료 길어지는 이유는?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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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첫 확진·국내 최장입원 환자, 치료비만 4000여만 원 추정
염호기 교수 "면역체계 차이 유력…치료 실패? 논하기 어렵다"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코로나19 31번 확진자의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치료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등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치료가 길어지는 이유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31번 확진 환자는 2월 18일 확진 판정 이후, 58일째(4월 14일 기준) 대구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 최장기 코로나19 환자다.

특히 31번 환자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신천지 대구교회의 첫 확진자로 주목 받았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들이 대거 확진되기 전까지, '슈퍼 전파자'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 최장기 코로나19 환자라는 점과 더불어 31번 환자에 이목이 크게 쏠리고 있는 이유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국 사례를 보면, 코로나19 경증 환자는 통상 1·2주면 완전히 치유된다. 중증·위중 환자는 3·4주에 병의 경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14일) 오전 31번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대구의료원 주치의에게 확인했다. 31번 환자는 처음부터 중증이었고, 회복 기미를 보이다가도 다시 폐렴 증상이 나오는 상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장 입원 사례인 31번 환자와 관련, '치료 실패'로 봐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의대 교수(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유튜브 채널에서 "치료 실패는 치료했는데 완치 또는 사망이 아닌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면서 "31번 확진 환자는 장기간 바이러스가 검출돼 나온다는데, 현시점에서는 계속 양성으로 나오는 만큼 일종의 치료 실패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종감염병에 대한 치료 방법이 따로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패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염호기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는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말 그대로 '신종'이다. 치료 방법이 정해진 것이 아니란 뜻"이라며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치료 실패를 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앞서 31번 환자와 관련해 "국내에서 50일 이상 격리 중인 환자는 전체의 4.9%를 차지한다"며 "특이하게 장기간 입원했다고 보기에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1번 환자의 장기입원을 특별히 '희귀 케이스'로 단정 짓긴 어렵다는 얘기다.

앞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역시 13일 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격리 기간이 4주가 초과한 환자는 1천여 명 되는 상황"이라며 "전체(격리 치료자)의 37% 정도"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방역대책본부장 ⓒ의협신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방역대책본부장 ⓒ의협신문

31번 환자를 포함한 1천여 명의 환자들이 치료 기간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인 간 면역력 차이를 가장 많이 꼽고 있다.

염호기 교수는 "현재 가장 많은 언급되는 것이 면역력 차이다. 장기입원 환자 중에는 비교적 증상이 없이 오래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는 개인에 따라 면역체계가 건강하거나 약한 정도에 따라 퇴원 기준을 충족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짧거나 길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코로나19 자체의 특성도 한 몫하고 있다. 사람에 따라 빠르게 좋아지는 경우와 밸런스가 깨져서 중증상태에서 오래가는 환자, 또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오래가는 환자 등 사람에 따라 반응이 천차만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1번 확진자는 감염 당시 허위진술로 방역에 혼선을 줬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최근에는 또다시 동선 허위 진술이 일면서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하게 해야 한단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1번 확진자의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청원도 등장했다. 여기에, 구상권과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청원도 나왔다.

31번 환자의 치료비는 대구의료원 음압병실 1인실 하루 병실료가 40만 원대임을 고려했을 때, 진찰료·시술비 등을 합한다면 이미 4000만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비난 여론에도 불구, 31번 환자의 치료비는 전액 정부에서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31번째 확진자는 대구의료원에 입원해 있는데 격리병원비는 산출해보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1번 확진자의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라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의협신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1번 확진자의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라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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