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건보공단 첫 재정소위...코로나 손실 반영 '부정적'
가입자단체 "국민 부담 가중" 우려...공급자단체, 반발 예상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소위원회가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의료공급자단체들과의 협상(수가협상) 준비를 본격화해,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손실과 최저임금 상승분이 내년도 수가인상률에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건보공단은 19일 오후 2시 서울지역본부에서 1차 재정소위를 개최해, 가입자단체 대표들과 내년도 수가인상을 위한 반영 요소들을 논의했다. 논의 주요 의제는 예상대로 의료기관 코로나19 손실분 내년도 수가인상률에 반영 여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공급자단체들은 지난 8일 수가협상에 앞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을 만나, 코로나19 손실분을 수가인상률에 반영하는 전향적이고 파격적인 배려를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김용익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피해와 수가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 가중을 지적하며, 공급자단체 요구 수용 여부 즉답을 피했다.
의료계 수가협상 관계자에 따르면 1차 재정소위에서 가입자단체 대표 등은 수가인상률에 의료기관 코로나19 손실분 반영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1차 재정소위에서 예상대로 의료기관 코로나19 손실분 반영이 주요안건이었다. 결론적으로 재정소위는 코로나19 손실분 반영이 타당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수가인상률에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손실분을 반영해야 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이용률 감소에 따른 건보재정 지출이 줄어든 것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하더라. 특히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건강보험료 인상 부담까지 지울 수 없다는 주장 역시 있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수가협상의 전체적인 방향을 정하는 1차 재정소위에서 코로나19 손실분 반영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지배적으로 형성됐음에도 공급자단체들은 손실분 반영 요구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 상황이어서, 향후 양측 간 실무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수가협상에선 코로나19 손실분 반영 외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쟁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도 수가협상에서도 의료단체들은 최저임금 인상분 수가 반영을 요구한 바 있지만, 이전과 비교할 객관적 통계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단체들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의료기관 부담이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이번 수가협상에서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을 강하게 주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년도 수가인상을 위한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실무협상은 2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일 대한치과의사협회가 1차 협상을 할 예정이며, 21일에는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의협이 차례로 1차 협상을 할 예정이고, 22일에는 병협이 1차 협상을 할 예정이다.
건보공단은 공급자단체들과의 1차 협상에서 공급자단체들의 수가인상률 요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26일 2차 재정소위를 열어, 수가인상을 위한 밴드(추가소요예산) 규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수가협상 법정 시한인 6월 1일에도 한 차례 더 재정소위가 예정돼 있다. 이날 재정소위에서는 공급자단체들과의 실무협상 결과를 반영한 구체적인 밴드 규모를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