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정부 중재안 의협이 거부" 협상 파행 '책임론'..."집단 행동시 원칙 대응"
손영래 대변인 "훈계는 사적 친분 있는 상태서나 가능한 것...강압 사실아냐"
19일 있었던 의-정 회동에서 정부가 협의 의지는 커녕 전공의들을 강압적으로 훈계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참석자의 증언과 관련해,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손영래 대변인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직접 반박에 나섰다.
비공개 협의 테이블에서 오갔던 세부 내용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정면으로 맞붙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인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현 의-정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화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있었던 대한의사협회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간담회 내용을 이례적으로 상세히 밝혔다.
정부가 의대 정원조정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를 해나가자고 제안하는 한편, 대화 기간 동안 의료계는 집단행동을 중지하고 정부도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인 정책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의협이 의대정원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철회, 첩약 급여화 폐지 등 모든 정책의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에만 집단휴진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집단휴진을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재확산의 기로에 놓인 상황속에서 국민을 위해 의협과 전공의협의회가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의를 이어갈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며 "만약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강행한다면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이외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있었던 협의 내용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치고 받는 상황도 연출됐다.
앞서 의료계에서는 의-정 간담회 자리에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이 "참을 인(忍)자 세번을 쓰고 나왔다. 의약분업 때도 5∼6차때나 필수의료를 뺐는데, 전공의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어이 없었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심각한지 전공의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등 고압적인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었다.
이날 브리핑에서 당사자인 손영래 대변인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의료계 참석자의 증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가 협의 의지가 없었다는 지적과 강압적이고 훈계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손 대변인은 "훈계란 것은 사적인 친분이 있는 상태에서 사적인 모임에서 나타나는 것"이며 "어제의 협의는 정부관계자와 의료단체 대표가 함께 만나는 공적인 자리로 문제를 제기한 전공의 대표와 저는 일면식도 없고 사적 친분이 있는 상태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적인 협의과정에서 집단행동에 대한 문제, 정부의 문제제기를 훈계로 인식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책임성 있는 협의자세가 아닐 것"이라며 "어제의 문제제기는 전공의 협의회 대표 개인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도 아니며, 전공의 협의회와 의사협회라고 하는 단체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엄중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환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의협과 전공의협의회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투쟁방식을 중단해달라"고 재차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