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동맹휴학' 등 투쟁 지속 "함께해달라"…의대학장들 "돌아와라"

의대생 '동맹휴학' 등 투쟁 지속 "함께해달라"…의대학장들 "돌아와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9.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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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C-의대협, 의대생 단체행동 관련 '호소문' 주고 받아
학장들 "의정 협의 감시 철저 약속"·의대협 "의료계 감독기구 설립 촉구"

전공의와 전임의, 동네의사까지 가세한 제2차 전국 의사 총파업 첫날인 8월 26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현관 앞에서 한 교수가 파업 중인 전공의를 격려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전공의와 전임의, 동네의사까지 가세한 제2차 전국 의사 총파업 첫날인 8월 26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현관 앞에서 한 교수가 파업 중인 전공의를 격려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대생들과 의대학장들이 '의대생 단체행동'과 관련, 서로에 호소문을 보내며 요청을 주고 받았다.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동맹휴학·국시 거부'를 포함한 단체행동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학장들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의대학장들의 호소문이 발표된 직후, 의대협은 스승과 선배들에 "투쟁에 함께 해 달라"는 요청문을 공개했다. 의료 정책 추진을 항시적으로 감시·운영할 수 있는 의료계의 감독기구 설립을 함께 제안했다.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시작된 의료계 투쟁은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 합의 이후 전공의 업무 복귀 선언 등을 거치며 소강상태로 접어든 반면, 의대생은 해당 합의문에 반발하며 투쟁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11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의대생들에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과정의 주역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동맹휴학·국시 거부 등 단체행동 중단을 요청했다. KAMC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학장, 원장들로 구성됐다.

KAMC는 "학장, 원장들은 최근 정부가 강행하려 한 의료정책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 여러분과 인식을 같이한다. 이를 원점에서 새로이 논의하는 의정 협의체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여러분의 문제의식과 헌신에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면서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때"라고 말했다.

이어 "학업과 국가시험에 매진하면서, 여러분의 노력으로 어렵게 얻어낸 의정협의체를 효과적으로 가동시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들을 실제적으로 보완하는, 새로운 정책 틀을 개발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 됐다"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그간의 열정으로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이후 전개될 의정 협의 과정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협의는 대화상대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며 "의정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감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것을 약속드린다. 이제 여러분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과정의 주역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KAMC는 "선생, 선배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해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겪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면서 "현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간에, 모두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최근의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사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의 혼란이 비록 정책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겸허한 성찰과 용기 있는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마지막으로 "의대생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와 KAMC를 비롯한 대다수 의료계는 정부에 의대생 국시 거부 관련, '정상 응시'를 위한 구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동맹휴학', '국시 거부'를 지속하며 투쟁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전공의들이 '업무 복귀'를 결정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 의결에 따라 '의사 국가시험 거부 유지의 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의대협은 6일 논의 이후 다시 진행된 단체행동 관련 논의에서도 역시 '동맹휴학' 등 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11일 오후에는 입장문을 통해 "승리도 중요하지만, 승전고를 울리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의 승전고는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의료 정책 추진을 항시적으로 감시, 운영할 수 있는 의료계의 감독기구임을 천명한다"며 "학생들을 시작으로 의료계 모두가 움직였다. 학생으로 시작해 학생으로 끝내겠다. 선배님들, 이 조용한 투쟁에 부디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의대협은 "완벽히 원하는 내용과 절차는 아니었지만, 당정과 합의를 이뤄냈다. 선배님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갔다"며 "학생들은 홀로 남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정과의 합의는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망가졌다. 우리마저 멈출 수 없었다"면서 "비난과 질타에도 연대를 멈추지 않았다. 온전히 스스로의 권리인 수업 거부와 동맹 휴학, 국가시험 거부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선배님들과 스승님들께 읍소한다.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시리라 믿는다. 함께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10일 오전 10시부터 11일 새벽까지 진행된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동맹휴학을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의대협은 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전면 재논의를 당·정과 문서화를 통해 약속받고, 합의문 이행 여부를 감독할 수 있는 의료계 감독기구 출범이 진행될 때까지 단체행동을 지속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진행된 '동맹휴학' 중단 안건이 부결되면서, 동맹휴학을 포함한 의대생 단체행동 지속이 최종 결정됐다.

국시 거부 지속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다.

의대협은 대상자인 본과 4학년을 대상으로 응시 거부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시 거부 지속 여부에 대한 재논의 및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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